‘미끌미끌 코트’ 배구대표팀 부상 경계령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10월 1일 07시 00분


수영장 개조한 두바이 亞배구선수권 코트 위험천만
한국세터 한선수 한명 뿐…부상땐 대체선수도 없어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에 출전중인 한국대표팀이 부상 때문에 고민이 많다.

한국은 29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함단 스포츠콤플렉스에서 벌어진 이라크와 21강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3-0 완승을 거뒀지만 가슴을 쓸어내렸다. 코트 바닥이 미끄러웠기 때문. 만일 유일한 세터 한선수가 다치면 국제적인 망신을 살 가능성도 있다.

함만 스포츠콤플렉스는 수영장이지만 배구 테니스 유도 등의 대회개최도 가능하다. 1만5000석 관중석과 천장에 설치된 초대형 스크린은 최신식이다. 8개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경기관련 영상과 자료가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시설은 최고급이지만 가장 중요한 코트가 문제다. 배구 코트가 있는 곳은 원래 수영장이었다. 경기장을 개조해 그 위에 배구 실내코트 바닥재 몬도플렉스를 깔았다. 물기가 있으면 미끄러지는 특성상 코트 위에는 땀 한 방울도 흘러서는 안 되지만 조직위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배구장 바로 옆에 붙어있는 수영장 문도 모두 열려 있다. 한국 선수들은 “이런 바닥은 처음이다. 코트가 너무 미끄럽다. 습기가 많고 몬도플렉스 두께도 얇다. 부상 위험이 높다”고 했다.

특히 한국의 유일한 세터 한선수의 부상방지가 중요하다. 국제대회에 세터 한 명만 데리고 나간 것은 한국배구 사상 처음이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예비 엔트리에는 김광국(우리카드) 이민규(경기대) 등이 있었다. 그러나 소속팀은 차출을 거부했다. 우리카드는 소속 선수가 너무 많다는 이유를 내세웠고, V리그에 처음 참가하는 러시앤캐시는 대한배구협회에 6주짜리 진단서를 제출했다. 진단서 내용을 믿지 않을 수도 없다. 소속이 누구인지도 문제다. 한국배구연맹이 편의를 위해 프로 드래프트를 조기에 실시해 계약을 맺었지만 지금 이민규의 소속은 경기대와 러시앤캐시다. 협회는 대표팀 예비명단을 발표할 때 두 단체의 소속이라고 했다. 경기대는 이민규를 대학대회에 출전시키려고 했지만 협회가 막았다. 부상 진단서를 낸 선수가 출전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경기대는 반발했다. 원칙 없는 행정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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