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이성광 “빅매치 첫 우승, 전환점 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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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9월 13일 07시 00분


10년 만에 빅매치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성광은 ‘땡초’로 불리는 매운 고추를 모든 음식에 넣어 먹을 정도로 즐긴다. 이제 그의 경륜 인생에도 ‘땡초’의 매운 맛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10년 만에 빅매치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성광은 ‘땡초’로 불리는 매운 고추를 모든 음식에 넣어 먹을 정도로 즐긴다. 이제 그의 경륜 인생에도 ‘땡초’의 매운 맛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두 바퀴 특별경주’ 우승 이변 이성광

인치환·홍석한 낙차 등 혼전 끝에 1착
“운이 따르긴 했지만 이제 자신감 생겨
은퇴 앞둔 선배들 투혼 보며 항상 최선”


1일 창원경륜공단 개장 13주년 기념으로 열린 ‘두 바퀴 특별경주’ 결승전. 직선주로에 접어들자 7명의 선수들이 맹렬히 속도를 올렸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서너 명의 진로가 엉켰다. 이때 바퀴끼리 부딪친 두 명의 선수가 자전거에서 떨어져 벨로드롬에 뒹굴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인치환(30·17기)과 홍석한(38·8기)이었다.

이날 막판까지 이어진 혼전 끝에 웃은 선수는 이성광(34·특선·김해A팀). 주전법인 선행이 아닌 추입으로 거둔 첫 빅매치 우승이었다. 올해 승률 39%로 종합순위 27위인 선수가 쟁쟁한 슈퍼특선급 강자들을 꺾은 파란이었다. 이변의 주인공 이성광을 ‘두바퀴로 쓰는 HE-스토리’에 초대했다.

-2009년 5월 대상경주 준우승 후 4년만의 빅매치 입상이었는데 소감은.

“얼떨떨했다. 굉장한 접전이었지만 골인하는 순간 1착을 직감했다. 두 명의 선수가 낙차해 부상이 걱정돼 예의상 세리머니는 할 수 없었다.”

-빅매치 첫 우승의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경륜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유력 선수들의 낙차와 골인 직전까지 이어진 혼전으로 운이 따르긴 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자전거와의 인연은.

“초등학생 때는 태권도 선수였다. 경남 선수권에서 우승해 도 대표로 활약했다. 그러다 졸업을 앞두고 김해중 사이클부 감독님 눈에 띄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김해건설고 때 주니어 대표에 뽑혔는데, 그때 ‘내가 먹고 살 길은 자전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경륜선수로 데뷔하게 된 이유이다.”

-2003년 경륜훈련원 10기 수석졸업생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이후 10년간 성적은 기대에 못미쳤다.

“신인 시절에는 초반부터 치고나가는 선행으로 종종 입상했다. 두려울 게 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1년 뒤 ‘레전드’ 조호성이 데뷔했고, 그 후 노태경, 송경방, 최순영, 박병하 등 13기 강자들이 속속 들어왔다. 그들과 경쟁하면서 주눅이 들었다. 한때 실력의 한계를 느껴 은퇴도 고민했는데, 은퇴를 앞둔 선배들의 투혼을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매 경주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자전거에 오른다.”

-평소 즐기는 취미나 음식이 있나.

“1주일에 3일은 등산을 한다. 등산을 거르면 신체 리듬이 깨진다. 체중이 100kg까지 나갔는데 등산으로 88kg까지 줄였다. 체력, 근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음식은 ‘땡초’로 불리는 매운 고추를 정말 좋아한다. 모든 음식에 넣어 먹을 정도다.”

-현재 특선급 선수 중 개인적으로 인정하는 강자는.

“데뷔 때부터 홍석한 선수가 롤모델이었다. 10년간 정상을 지키고 있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늘 겸손한 인성이 존경스럽다.”

-올 시즌 목표는.

“초심을 찾고 싶다. 신인의 심정으로 과감한 선행을 자주 구사할 생각이다. 성적보다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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