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가는 선수들…김응룡감독은 왜 말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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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16일 07시 00분


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성적 바닥·이상한 팀 운영 비난 쇄도
김감독은 모습조차 감추고 침묵 일관


한화는 전반기 최하위를 확정지었다. 표면적 수치보다 내용이 더 나빴다. 후반기 반전의 계기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성적도, 리빌딩도 아닌 코칭스태프의 이상한 팀 운영에 선수들만 지쳐가고 있다.

이 와중에 한화 김응룡 감독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 감독이 경기 전 덕아웃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지는 꽤 됐다. 처음에는 “(3연전) 첫 날만 나오고 이틀은 안 나오겠다”고 했고, 이후에는 “이기면 나오겠다”고 하더니 최근에는 아예 모습을 감추고 있다. 때로는 침묵이 ‘금’일 수 있다. 상황이 안 좋을 때 말을 많이 하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한 팀의 사령탑으로서 설명이 필요할 때도 입을 굳게 닫고 있다.

한화 코칭스태프는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대안이 있었음에도 3루수 경험이 전무한 김태완을 3루수로 배치했다가 팬들의 뭇매를 맞았다. 아직까지 선수들의 면면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고, 야수기용에 대한 계산도 못 한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지난달 26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당일 경기 출전 가능 엔트리(25명)에서 이름이 빠졌던 투수 윤근영이 마운드에 올랐다가 곧바로 강판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구단기록원의 실수로 판명됐지만, 엔트리 최종 체크는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명백한 실수였지만, 사과는 없었다. 시즌 초반 마운드 보직을 파괴해 한 경기에 여러 투수를 몰아넣는 야구를 할 때도 ‘왜 그랬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우리는 내일이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선수기용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납득할 수 없는 한화표 야구에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면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사령탑은 최소한 어떤 구상을 가지고 팀을 이끌고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가령 ‘장기적으로 김태완을 멀티플레이어로 활용할 복안을 갖고 있다’고 밝힌다면, 3루수 기용에 대해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김 감독은 침묵을 선택했다. 그 탓에 돈을 내고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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