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팀 동료 그 이상의 우애로 똘똘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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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16일 07시 00분


역투를 펼치고 있는 두산 오현택. 그는 힘든 시간을 함께 한 룸메이트 노경은, 유희관과 각별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역투를 펼치고 있는 두산 오현택. 그는 힘든 시간을 함께 한 룸메이트 노경은, 유희관과 각별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두산 오현택 룸메이트 자랑

상무 시절 유희관과 한방 쓰며 원투펀치 활약
“전역 후 둘 다 주축 투수 되자” 다짐이 현실로
올해엔 2군 때부터 함께 한 노경은과 같은 방
성공가도 달린 선배에 야구와 인생 한수 배워


프로야구를 비롯한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전지훈련, 원정경기 등으로 1년 중 절반 이상을 집 밖에서 보낸다. 가족과 생활하는 시간보다 동료와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선수들에게 방을 같이 쓰는 ‘룸메이트’는 가족 이상의 의미로 다가설 수 있다. 두산의 필승조 투수로 자리매김한 오현택(28)이 꼭 그렇다. 그에게는 2군과 군 생활을 거치면서 함께 정을 나눈 룸메이트의 존재가 그 누구보다 각별했다.

● 서로가 자랑스러운 동반자 유희관

오현택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복무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군복무를 통해 기량 발전과 더불어 정신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군복무 중 그의 룸메이트는 현재 팀 동료이기도 한 유희관(27)이다. 상무에서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둘은 프로에서 성공을 다짐하며 마음을 나눴다. 고민이 있을 때는 대화를 통해 서로를 위로했고, 보장 없는 미래지만 성공을 다짐했다. 오현택은 “희관이와 둘이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제대 후 꼭 두산에서 필요한 좋은 투수가 되자’고 서로 격려했다”고 밝혔다.

오현택과 유희관의 다짐은 제대 후 첫 시즌인 올 시즌부터 현실이 됐다. 오현택은 핵심 불펜요원, 유희관은 주축 선발투수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오현택은 “(유)희관이가 잘 던지는 모습을 보면 내 일처럼 뿌듯하다. 희관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2011년 오현택의 결혼식 사회를 맡기도 했던 유희관은 “(오)현택이 형이 유부남이 되면서 어울리는 횟수가 줄었지만, 원정 때는 함께 당구를 치기도 하고 여전히 대화도 많이 나눈다”며 변함없는 우애를 과시했다.

● 편안한 ‘소울 메이트’ 노경은

올 시즌 오현택의 룸메이트는 두산의 ‘토종 에이스’ 노경은(29)이다. 20대 후반의 오현택은 후배를 룸메이트로 둘 나이가 됐지만, 이를 마다하고 노경은의 ‘방졸’을 자청했다. 그는 군입대 전 2군 생활을 하면서도 노경은과 룸메이트로 생활했다. 눈물 젖은 빵을 함께 나눈 사이인 것이다. 노경은이 “이제 고참이 돼 ‘방장’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권유에도 오현택은 상관없다는 반응이었다.

오현택은 “(노)경은이 형은 고참이라고 해서 특별히 심부름을 시키는 것도 없다. 내가 방 고참이 되는 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경은이 형이 워낙 편하게 해준다. 희관이와 함께 당구를 치는 멤버이기도 하다. 선·후배 관계를 떠나서 서로 편한 사람끼리 방을 쓰는 것이 좋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노경은은 오랜 2군 생활을 거쳐 지난해 12승(6패)을 거두며 팀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올해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일원이 되기도 했다. 이렇듯 성공가도를 달린 노경은은 오현택에게 더없이 좋은 인생 선배이기도 하다.

오현택은 “경은이 형과 생활하면서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다. 형의 성실함을 본받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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