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추신수 모두 올스타게임에 안뽑힌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9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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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추신수. 동아일보DB
류현진-추신수. 동아일보DB
기대카 너무 컷던 것일까. LA 다저스 좌완 류현진과 신시내티 중견수 추신수가 7일 발표된 제84회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류현진은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었지만 추신수는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올스타게임 출전은 영원한 훈장이다.

국내 프로야구는 선수층이 얇아 조그만 기량을 과시하면 자동 출전이 되지만 메이저리그는 30개 구단에서 단 34명을 뽑는 터라 선발 자체가 영광이다. 현 애리조나 감독 커크 깁슨은 메이저리그 사상 유일하게 정규시즌 MVP(1988년)를 수상하고도 17년 동안 한번도 올스타게임에 선발되지 못한 불운한 선수였다. 그는 슬로우 스타터로 전반기에 부진했기 때문이다.

해외파 가운데 올스타게임에 출전한 선수는 딱 2명이다.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LA 다저스)와 월드시리즈 반지를 유일하게 갖고 있는 김병현(애리조나)뿐이다. 박찬호는 2011년 시애틀 세이프코필드 올스타게임에 출전했고, 김병현은 이듬 해 밀워키 밀러파크에 내셔널리그를 대표했다. 당시 전반기 박찬호는 8승5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현 류현진과 비슷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투구내용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131.2이닝을 던지면서 삼진을 137개나 작성했다. 김병현도 2002년 전반기에 3승1패 23세이브 2.34로 올스타에 무난히 뽑힐 만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올스타게임 주전 선발은 인기투표다. 올해 부상으로 30경기 이상을 결장한 워싱턴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타율 0.274 홈런 13 타점 29개)는 기록면에서 추신수보다 훨씬 처지면서도 스타팅으로 출전한다. 지난해는 감독 추천, 올해는 팬 투표로 선발됐다. 이제 20세에 불과한 하퍼는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다. 하퍼는 팬 투표 1차 발표 때부터 외야수부문 3위안에 포함돼 있었다. 팬 투표는 철저한 인기투표다. 기록이 처져도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선수와 감독 추천은 기록 위주다. 내셔널리그 샌프란시스코 브루스 보치 감독은 13명의 투수를 뽑았다. 이 가운데 선발은 류현진의 동료 클레이튼 커쇼를 포함해 10명이다. 류현진의 2.82 평균자책점보다 높은 선수가 발탁된 경우는 샌프란시스코의 매디슨 범가너(3.05), 마이애미의 호세 페르난데스(2.83) 2명뿐이다. 승보다는 평균자책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11승3패를 마크한 세인트루이스 랜스 린은 평균자책점 3.67로 탈락했다. 류현진의 신인왕 경쟁자인 셀비 밀러는 9승6패 2.80을 유지했지만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이 무려 5명이나 선발돼 밀렸다.

다저스의 성적이 좋고 류현진이 9승 정도에 현 평균자책점을 유지했으면 루키라도 발탁될 가능성이 있었다. 팀 성적이 좋으면 개인 기록도 좋기 때문에 올스타게임에 선발될 확률이 높다. 미국 스포츠 사상 20년 연속 승률 5할 이하의 불명예 기록을 갖고 있는 피츠버그 는 올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유지하면서 1981년 이후 최다 4명의 올스타선수를 배출하는 영광을 맛봤다. 내년 시즌에는 류현진과 추신수의 동시 올스타게임 선발을 기대해본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symoon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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