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의학]운동선수 유혹하는 스테로이드

동아일보 입력 2013-07-08 03:00수정 2013-07-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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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가라앉히고 근육강화에 최적… 과다 복용때 뇌중풍-고환 위축 위험
《 배리 본즈, 로저 클레먼스, 새미 소사. 이들은 모두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평정한 최고의 야구 스타다. 얼마 전 세 선수에게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하나 더 따라 붙었다. 바로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함께 탈락하고 만 것이다(본보 1월 11일자 A25면) 》

세 슈퍼스타가 명예의 전당에 올라서지 못한 이유는 바로 ‘스테로이드’로 대표되는 경기력향상약물(PED)을 복용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스테로이드가 뭐기에 이들은 엄청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명예의 전당에 들어서지 못했을까? 전문가의 도움말을 받아 스테로이드에 대한 주요 내용을 Q&A로 정리했다.

Q. 스테로이드란 무엇인가.

A. 스테로이드는 원자에 ‘스테로이드 핵(사이클로펜타노하이드로페난트렌 고리)’을 가진 호르몬 물질을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사람 몸에 있는 쓸개즙산, 심장독, 성호르몬, 비타민D, 부신 피질 호르몬이 여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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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말하는 ‘스테로이드제’란 신장 위에 있는 내분비기관인 부신의 겉 부분(피질)에서 분비되는 부신피질호르몬제를 뜻한다.

Q. 스테로이드 약물은 어떤 효과가 있나.

A. 스테로이드는 사실 의학적으로 매우 유용한 약물이다. 스테로이드 가운데 의료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진 코티솔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신경의 부종(붓는 현상)을 막는 데 탁월한 효과를 낸다. 또 알레르기처럼 우리 몸의 지나친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런 효과 때문에 오늘날 의학에서는 “스테로이드가 쓰이지 않는 분야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은미 성균관대 의대 서울삼성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는 “환자의 생명이 매 시간 경각을 다투는 장기이식 수술부터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 알러지 비염 예방, 간단한 피부과 시술까지 스테로이드제가 다용도로 이용되고 있다”며 “오늘날 환자를 치료하는 데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약물”이라고 말했다.

Q. 근육을 키우는 데도 안성맞춤인가.

A. 근육을 크고 강하게 만드는 스테로이드를 단백동화 스테로이드라고 부른다. 테스토스테론 같은 남성호르몬을 합성해 만든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대표적이다. 남성화를 촉진하는 테스토스테론의 근육 발달 효과를 이용해 근육을 폭발적으로 키우는 약물이다. 1990년대 데뷔 초 호리호리했던 배리 본즈와 10년 뒤 부푼 근육질의 그를 비교해 본다면 스테로이드가 얼마만큼 근육 증강에 도움이 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부작용이 심각하다. 먼저 혈중 콜레스테롤의 양을 늘려 심근경색과 뇌중풍에 걸릴 개연성이 크게 높아진다. 이 때문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이도 있다. 무엇보다 과도한 스테로이드 복용은 우리 몸의 성 호르몬 생산을 중단시켜 남성은 고환이 위축되고 여성에게는 무월경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Q. 류머티스 관절염에도 쓴다는데 부작용은 없을까.

A. 스테로이드제가 류머티스 관절염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1900년대 중반 많은 연구에서 스테로이드가 류머티스 증상 완화에 좋다는 게 증명된 이후 많이 쓰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류머티스 환자라고 피해 가지는 않는다. 스테로이드를 꾸준히 복용한 많은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게 바로 평소보다 얼굴이 2∼3배씩 커지는 ‘문 페이스’ 현상이다.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와 당뇨 합병증에 시달리는 환자도 많다.

고 교수는 “스테로이드의 부작용 때문에 지금은 주 치료제가 아닌 보조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관절통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스테로이드를 의사의 처방 없이 복용해선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Q. 아토피 환자가 사용한다면….

A. 아토피를 포함한 피부과 질환에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지 않을 순 없다. 지금까지 알려진 물질 가운데 스테로이드만큼 염증 완화에 효과적인 제제가 없기 때문. 소아 아토피 환자의 갑작스러운 발진에는 스테로이드 연고가 가장 빠른 완화 효과를 나타낸다.

박천욱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스테로이드는 양날의 검”이라며 “스테로이드 약 사용에 포비아(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지만 의사의 처방 없이 함부로 사용한다면 피부층이 얇아져 세균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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