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축구인생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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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8일 07시 00분


기성용. 스포츠동아DB
기성용. 스포츠동아DB
■ 최강희 감독 조롱 시인·사과 불구 팬들 반응 싸늘

대표팀 운영규정 위반? 축구협 징계 거론
대표팀 발탁 때마다 잡음이 일어날 소지도
이미지 심각한 타격…CF 계약철회 가능성


기성용(24·스완지시티)이 축구 인생 최대 위기에 처했다.

기성용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현 전북현대)을 조롱한 과거 행동에 대해 5일 사과했다. 최 감독이 지난 주초 인터뷰에서 기성용의 트위터는 용기 없는 행동이라고 꾸짖으면서 파문이 일었고, 포털사이트의 한 칼럼니스트가 4일 작년 2월 쿠웨이트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전후해 기성용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폭로하면서 파문은 확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기성용의 아버지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장이 5일 대한축구협회를 찾아 사과했고, 에이전트를 통해 사과문을 배포했다. 기성용은 “페이스북은 모두 제 불찰입니다. 1년 전까지 지인들과 사용하며 공개의 목적은 아니었지만 이유가 어찌됐든 국가대표팀 일원으로 해선 안 될 말들이 전해졌습니다. 이 점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치기 어린 글로 상처가 크셨을 최강희 감독님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사과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 징계 가능성 대두

팬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각종 온라인 축구 게시판에는 ‘기성용 대표팀 퇴출’이라는 문구가 넘쳐난다. 일부 팬들은 “사과문으로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 기성용은 과거 글이 폭로되지 않았다면 계속 축구계를 농락했을 것이다.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조차 계정 삭제로 진실을 피해갔다. 사과문 대신 기자회견 등 적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한축구협회 차원의 징계도 거론된다. 축구협회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사과를 했으니 용서하고 기회를 주자는 목소리와 동일 사태 방지를 위해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의 ‘국가대표 운영규정’에는 ‘대표 선수는 규율을 준수하고, 품위유지 및 선수 상호 간 인화단결을 도모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시 출전 정지 1년 이상에서 제명도 가능하다. 1년 자격정지 사례는 2007년에 있었다. 축구협회는 아시안컵 대회 도중 음주 파문을 일으킨 선수들에게 자격 정지 1년을 내린 바 있다. 사안은 달라도 대표팀 명예를 실추시킨 건 그 때나 지금이나 같고, 오히려 파장은 이번이 더 컸다. 기성용이 징계를 피하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징계를 받으면 내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추락한 이미지

기성용은 최근 스포츠계의 가장 ‘핫(Hot)’한 스타였다. 1일 여배우 한혜진(32)과 결혼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불과 며칠 사이 위신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깔끔했던 이미지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는 금전적인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성용은 떠오르는 CF 스타였다. 스포츠 의류, 스포츠 음료, 면도기 등 3개 유명 브랜드와 광고 계약을 맺었고, 일부는 이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한순간 기류가 변했다. 악화된 여론에 민감해진 광고주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복수의 스포츠마케팅 담당자들은 “CF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당연히 기성용을 모델로 쓰는 기업은 불편해졌다. 계속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계약 철회부터 손해배상청구까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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