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1위 봉중근, 속 빈 강정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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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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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세이브만 보면 18개로 4위지만 美 롤레이즈 점수 환산땐 구원 1위
올스타 팬 최다 득표 이유 있었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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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G에서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DTD(Down Team is Down)’ 악몽의 시작은 봉중근(사진)의 ‘소화전 사건’이었다. 봉중근은 지난해 6월 22일 롯데전에 마무리 투수로 나와 강민호에게 동점 2점 홈런포를 얻어맞고 역전패했다. 시즌 첫 블론세이브와 함께 패전 투수가 된 그는 홧김에 더그아웃 옆 철제 소화전을 주먹으로 내려쳤다. 오른손 골절상을 입은 봉중근은 팀에 민폐만 끼쳤다.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했던 LG는 내리막을 탔고 다시는 올라오지 못했다.

그랬던 봉중근이 올해는 LG의 진정한 ‘소화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봉중근은 4일까지 28경기에 나와 30과 3분의 2이닝 동안 평균자책 0.88에 5승 18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LG의 ‘신바람’을 일으킨 봉중근에게 팬들은 표로 화답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일 발표한 올스타전 팬 인기투표 3차 집계에서 봉중근은 구원투수 부문에서 95만3222표를 얻어 삼성 오승환(94만4784표)을 8438표로 제친 것은 물론이고 11개 포지션을 통틀어 최다 득표를 했다.

겉만 화려한 것이 아니다. 봉중근은 18세이브로 이 부문 4위에 올라 있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뽑는 롤레이즈 구원상(Rolaids Relief Man Award) 점수로 환산하면 그는 국내 최고의 구원투수다. 롤레이즈 점수는 기존 세이브에 +3점, 동점주자 이상이 출루한 위기 상황에 등판해 거둔 터프세이브에 +4점을 준다. 여기에 구원승은 +2점, 구원패와 블론세이브는 각각 ―2점을 배정한다.

롤레이즈 점수로 환산했을 때 봉중근은 현재 63점으로 리그 1위다. 터프세이브가 3개, 구원승도 5번이나 거둔 반면 구원패는 없다. 블론세이브도 2개만 기록하고 있다. 넥센 손승락(62점)이 2위를 차지했고, 삼성 오승환과 KIA 앤서니가 각각 50점으로 뒤를 이었다. 5개로 최다 터프세이브를 거둔 롯데 김성배는 5위에 올랐다.

손승락은 2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지만 평균자책이 2.93으로 마무리 투수답지 않게 높다. 손승락은 시즌 초반 상대적으로 세이브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올시즌 사실상 가장 강력한 구원투수는 봉중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손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봉중근은 구위가 오승환처럼 빠르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제구가 확실하고, 공 끝에 힘이 실려 있다. 체인지업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알면서도 공격적인 마인드를 지녔기 때문에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봉중근#구원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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