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피칭 X파일] 방어율 1위 LG는 벌써 가을…꼴찌 한화는 벌써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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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27일 07시 00분


■ 9개 구단 마운드 중간 점

강한 투수력은 승리를 보장한다. 25일 현재 투수력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팀은 LG다. 3.59로 팀 방어율 1위에 올라있는 LG는 선발과 불펜 모두 강하다. 방어율에서 선발진은 2위, 불펜진은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10차례의 매치업에서 1무를 포함해 9차례 위닝 시리즈를 달성했다. 반면 SK와 두산은 흔들리는 마운드 탓에 고전 중이다. SK는 9년 만에 방어율이 4점대로 떨어졌고, 두산은 방어율이 8위까지 내려갔다. 단 한 차례의 3연패도 없었던 넥센은 선발진이 흔들리며 8연패를 당했고, 롯데는 마운드의 안정을 바탕으로 조금씩 순위를 올리고 있다. 선발진 방어율 1위에 불펜진 방어율 최하위인 NC는 불균형 속에 선전하고 있다. 반환점을 앞둔 25일 현재의 각 팀 투수진을 점검해본다.

LG, 팀 방어율 3.59…19년 만에 1위
막내 NC도 선발-불펜 불균형 속 선전

마운드 불안 SK·두산, 순위다툼 고전
한화, 투수 리더 부재…미래도 불투명


● 삼성, 당장은 2% 부족하지만 여름이 기대된다!

삼성 마운드는 기대보다 2% 부족한 느낌이다. 윤성환과 배영수가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장원삼의 구위는 아직 베스트가 아니다. 삼성 선발진의 키는 로드리게스와 밴덴헐크가 쥐고 있다. 지난해 25승을 합작한 탈보트와 고든을 포기하고 영입한 투수들이다. 25일까지 둘은 나란히 3승씩 올리고 있다. 승수로는 미흡하지만 팀 내 평가는 괜찮다. 두 투수 모두 여름에 위력을 뽐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로드리게스와 밴덴헐크의 여름 활약 여부가 삼성의 시즌 전체를 판가름할 수 있는 포인트다. 불펜에선 심창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5월 초 어깨 부상으로 빠진 뒤 주춤하고 있다. 안지만에게 다소 과부하가 걸리는 느낌은 삼성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다.

● 넥센, 원투펀치 나이트-밴헤켄에 달렸다!

6월 들어 넥센은 8연패를 당했다. 8연패 기간 중 나이트와 밴헤켄이 모두 5차례 선발 등판했지만 이기지 못했다. 넥센에서 나이트와 밴헤켄은 자부심이었다. 지난해 둘은 27승을 합작했다. 올해 넥센이 창단 첫 4강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나이트와 밴헤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이 흔들리고 있다. 나이트는 초반 6경기에서 4승을 올리며 1.95의 방어율을 유지했다. 그러나 5월 5일 KIA전에서 8실점한 뒤 부진에 빠졌다. 5월 이후 8경기에서 1승4패를 기록했고, 8경기 중 4경기에서 5실점 이상을 했다. 벤헤켄은 6월 4경기에서 모두 좋지 않았다. 21이닝 동안 33안타를 맞고 24실점했다. 최근의 슬럼프가 걱정이지만 둘은 여전히 팀의 운명을 쥐고 있는 원투펀치다.

● LG, 10년 만에 투수력으로 승부한다!

LG의 3점대 방어율은 2003년 이후 10년 만이다. 방어율 1위는 1994년 이후 19년 만이다. LG의 선발과 불펜은 모두 강하다. 선발진 방어율은 3.90, 불펜진 방어율은 3.08이다. 무엇보다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리즈가 돋보인다. 최근 7경기에서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고, 6월 4경기의 방어율은 1.24다. 완봉승과 완투승도 한차례씩 기록했다. 방어율 2.93(3위), 탈삼진 90개(2위)로 리그 최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6월에만 4승을 올린 우규민과 흔들림 없이 던지고 있는 신정락, 류제국의 활약도 LG 상승세의 빼놓을 수 없는 원동력이다.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내려갔다 복귀한 주키치가 살아난다면 걱정할 게 없을 정도다.

● KIA, 윤석민과 송은범에게 달렸다!

KIA 마운드의 일등공신은 양현종과 앤서니다. 양현종은 9승을 올리며 지난 2년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고, 앤서니는 20세이브를 올렸다. 다승과 세이브 1위가 있지만, 아직 KIA의 선발진과 불펜진은 미완성이다. 윤석민과 송은범의 부활이 마지막 퍼즐이다. 윤석민은 1승뿐이다. 어깨 통증에 대한 부담으로 아직 강력한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불펜의 키는 송은범이 쥐고 있다. 어깨 부상으로 스프링캠프부터 훈련량이 적었다. 방어율 6점대, 피안타율 3할대는 정상적이지 못한 그의 몸 상태를 말해준다. 요즘 송은범은 훈련량을 늘렸다. 윤석민과 송은범이 살아나면 KIA의 선발과 불펜은 더욱 강해진다.

● 롯데, 옥스프링-유먼 효과 크다!

옥스프링과 유먼은 25일까지 벌써 13승을 합작했다. 9개 구단 외국인투수 듀오 가운데 최고의 성적이다. 옥스프링은 롯데 승리의 아이콘이다. 옥스프링이 등판한 최근 10경기에서 롯데는 9승을 거뒀다. 초반 3연패를 당했지만 이후 7연승을 달릴 정도로 구위가 위력적이다. 유먼도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가 유력하다. 지난해만큼 강력하지는 않지만, 14경기에서 10차례의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롯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명의 외국인투수가 모두 10승을 거두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송승준은 여름에 강하다. 2009년 여름에는 3연속경기 완봉승도 기록했다. 옥스프링-유먼-송승준이 삼각편대를 이룰 때 롯데는 6년 연속 4강 진출을 꿈꿀 수 있다. 롯데 불펜의 방어율은 LG, 삼성에 이어 3위다. 어느 팀과도 불펜싸움은 해볼 만하다. 문제는 선발진이다.

● 두산, 선발과 불펜 모두 걱정이다!

지난해 두산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80차례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올해는 25일 현재 퀄리티 스타트 24회로 8위다. 1년 새 선발진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용찬은 팔꿈치수술을 했고, 김승회는 롯데로 떠났다. 김선우는 2군에 있고, 노경은은 지난해만큼 던지지 못한다. 유희관은 무너진 선발진에서 얻은 최고의 수확이다. 제구력이 뛰어나고 경기를 풀어가는 영리함을 갖추고 있다. 그래도 에이스 니퍼트는 7승을 올리며 여전히 굳건하다. 불펜에선 홍상삼과 정재훈, 오현택 정도가 눈에 띈다. 그러나 왼손투수가 없고, 필승조는 다소 약하다. 팀 타율은 1위지만 지금 같은 마운드의 힘으로는 승수를 쌓기가 쉽지 않다. 외국인투수 교체는 변화를 줄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다.

● SK, 선발야구뿐이다!

SK는 2005년부터 8년 연속 3점대 방어율을 기록했다. 올해 SK의 방어율은 25일 현재 4.30이다. 특히 불펜이 약해졌다. 마무리 정우람은 군에 입대했고, 송은범과 신승현은 KIA로 트레이드 됐다. SK 불펜의 방어율은 5.10으로 7위다. 마무리 박희수도 안정감은 있지만 구위는 지난해만큼 강력하지 않다. 정우람과 함께 승리를 지켜나갈 때와는 달리 부담감도 크게 느껴진다. 이재영, 전유수, 진해수, 박정배로 짜여진 불펜 라인은 강하지 않다. 반면 세든, 레이예스, 김광현, 윤희상으로 짜여진 선발진은 리그 공동 1위인 34차례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 중이다. 세든과 레이예스는 이닝이터로서도 충분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어깨 컨디션에 따라 다소 기복이 있는 김광현도 로테이션을 잘 지켜주고 있다. 윤희상은 지금보다 컨디션을 좀더 끌어올려야 한다.

● NC, 매력 있는 선발 1위-불펜 꼴찌

5월 이후 NC는 강하다. 최근 NC와 경기를 치른 삼성, 넥센, LG 모두 “NC가 강해졌다”고 말한다. NC의 힘은 강력한 선발진이다. 아담, 찰리, 에릭에 손민한과 이재학으로 짜여진 선발진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NC의 선발 방어율은 3.81로 1위다. 퀄리티 스타트 34회 역시 1위다. NC의 자랑이다. 그러나 불펜 방어율은 6.01로 최하위다. 그래도 NC 불펜에는 매력 있고 기대해볼 만한 투수가 많다. 팀 내 최다 5세이브를 기록 중인 이민호는 150km대의 직구가 일품이다. 6년차 임창민은 이닝당출루허용(WHIP) 1.14로 안정감이 뛰어나다. 파이어볼러 노성호와 불펜으로 전환한 이태양도 주목받고 있다. 보면 볼수록 매력 넘치는 NC 마운드다.

한화 송창식. 스포츠동아DB
한화 송창식. 스포츠동아DB

● 한화, 남은 경기에서 얻을 것은 무엇인가?

한화의 방어율은 5.84로 최하위다. 선발진 방어율은 6점대가 넘는다. 시즌 초 ‘NC와 한화 중 어느 팀이 최하위를 할까’라는 질문이 있었지만, 현시점에서 투수력만 놓고 보면 한화는 NC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선발로 풀타임을 뛰고 있는 바티스타와 마무리 송창식 정도만이 이름값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류현진(LA 다저스), 박찬호(은퇴), 송신영(넥센)이 모두 팀을 떠나면서 투수진의 리더가 실종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거꾸로 돌아가면 2010년 한대화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때와 달라진 게 없다. 4년 동안 한화가 마운드에서 얻은 수확은 과연 무엇인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한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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