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호, ‘백업으로 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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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22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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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호. 스포츠동아DB
두산 김재호. 스포츠동아DB
두산 김재호(28)는 안정적인 수비에 준수한 타격까지 갖춘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그러나 두산의 두터운 선수 층으로 인해 꾸준한 출장 기회를 얻지 못했다. 5월말 슬럼프에 빠진 손시헌이 2군으로 내려간 틈을 타 기회를 얻은 그는 5할이 넘는 불방망이를 과시하며 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다른 팀에 가면 당장 주전 유격수 감’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은 활약이었다. 그러나 지난 6일 손시헌이 다시 엔트리에 등록됐고 김재호는 다시 백업의 자리로 돌아갔다.

백업 역할에 대한 아쉬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김재호는 “어릴 때는 기회를 주지 않는 점에 대해 감독, 코치님들에게도 불만을 가졌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결국은 내가 부족한 탓이 아니겠는가. 마음을 편하게 먹고 출장 기회가 주어지면 팀이 이기는 데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들쭉날쭉한 출장에도 불구하고 김재호는 21일 잠실 한화전에 모처럼 유격수로 선발 출장, 2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평소와 다른 주전 출장이었지만 어색함은 전혀 없었다. 규정 타석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시즌 타율도 0.353에 이른다.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이를 극복하는 그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김재호는 “여름이 되면 주전들은 훈련량을 줄인다. 하지만 백업은 체력소모가 크지 않다. 경기 전 최대한의 힘과 집중력을 갖고 타격훈련을 한다. 기회가 많지 않은 마당에 느슨하게 타격 하면 그것이 몸에 배어 버린다. 기회는 내가 원할 때 오는 것이 아니다. 어느 상황에서든 집중력을 갖고 타격에 임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업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실력으로 입증하고 있는 김재호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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