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출동] 이란, 자국서 모형벽 공수 세트피스 집중훈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3년 6월 17일 07시 00분


■ 15분 공개…이란, 훈련캠프를 가다

이란 머문 숙소, 울산 강동구장 20분거리
잘 정돈된 잔디구장 2면 최적의 훈련조건
부드러워진 케이로스…훈련장도 화기애애


16일 울산광역시 북구에 있는 강동구장을 찾았다. 한국과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6월18일 울산문수경기장)를 앞두고 이란대표팀이 훈련장으로 쓰는 곳이다. 2002한일월드컵 때 터키가 훈련캠프로 이용했던 장소답게 잔디구장 2면이 훌륭하게 정돈돼 있었다. 동선도 좋다. 이란이 숙소로 사용 중인 현대호텔과 차로 20분 거리다. 최근 한국 최강희, 이란 케이로스 감독과 주요선수들은 몇 차례 독한 설전을 벌였다. 훈련장도 긴장된 분위기가 흐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취재진에게 불쾌한 기색을 보이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걱정도 좀 됐다. 그러나 전혀 뜻밖이었다.

● 화기애애한 분위기

훈련시작 전 이란스태프들이 꼼꼼히 장비를 준비했다. 이란에서 직접 공수해 온 세트피스 연습을 위한 모형 벽도 눈에 띄었다. 한국이 최근 프리킥, 코너킥에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을 간파한 듯 이란은 집중적으로 세트피스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선수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왁자지껄했다. 비장함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케이로스도 최 감독에게 독설을 퍼붓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한국 기자들에게 반갑게 “헬로” 인사를 건넸다. 이란대표팀 연락관으로 일하고 있는 대한축구협회 국제팀 직원 이범 씨를 통해 케이로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까다롭게 굴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나는 어제 인터뷰 했으니 선수들과 하라”며 흔쾌히 허락했다. 훈련장 분위기도 자유로웠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란 교민들도 큰 제지 없이 자연스럽게 훈련을 지켜봤다. 숙소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범 씨는 “이란 팬들이 호텔에 수시로 온다. 선수들이 이들과 대화하고 사진 찍는 모습이 마치 가족처럼 다정하다”고 말했다.

● 팔은 역시 안으로

이란 선수들은 한국이 아시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존중했다. 테이무리안은 “역사적으로 한국과 이란은 늘 멋진 경기를 했다. 이번에도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쇼자에이도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이란이 가장 강팀이다”고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팔은 안으로 굽었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과 비겨 본선에 못 올라간 것을 묻자 테이무리안은 “우리는 옛날에 6-2(1996아시안컵)로 이긴 적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들은 쇼자에이에게도 “작년 10월 한국과 경기에서 퇴장당하지 않았느냐”고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쇼자에이는 퇴장 이야기는 쏙 빼놓고 “난 과거 한국과 경기에 2골(2009년 6월, 2010년 9월) 넣었다. 이번에도 넣겠다”고 받아쳤다.

울산|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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