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문율 깬 AZ”…매팅리도 주먹 날렸다

주축 선수들을 위협하는 빈볼에 감독마저 단단히 화가 났다. 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이 12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리조나와의 홈경기 6회말 야시엘 푸이그에 이어 7회말 잭 그레인키까지 잇달아 빈볼을 맞자 벤치 클리어링에 앞장섰다. 사진제공｜mdc스포츠플러스 캡처

■ 감독·코치·선수등 모두 5명 퇴장…다저스-AZ 집단난투극 왜?

1. ‘루키’ 푸이그에 빈볼
2. ‘투수’ 그레인키에 보복
3. ‘머리’ 겨눈 강속구

오늘 선발 류현진은 단체행동 예외 적용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까지 가세했다. 상대 코치를 집단으로 구타하는 일도 벌어졌다. 단순한 벤치 클리어링의 수준을 넘어섰다. 주먹이 오가는 집단난투극이었다. 그러나 ‘코리안 몬스터’의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왜일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 LA 다저스와 같은 지구 1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다저스타디움에서 맞붙은 12일(한국시간), 연이은 사구로 양 팀 선수단이 모두 뛰쳐나와 경기가 2차례나 중단됐다. 그러나 류현진(26·다저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 ‘불문율 깬’ 집단몸싸움

하루 전 역전패를 당하는 등 최근 3연패의 부진에 빠졌던 다저스는 12일 경기 6회말 공격 때 ‘떠오르는 신성’ 야시엘 푸이그가 애리조나 선발투수 이언 케네디의 볼에 안면부를 얻어맞자 7회초 곧바로 응징에 나섰다. 선발투수 잭 그레인키가 애리조나 4번타자 미겔 몬테로에게 다분히 의도적인 사구를 던졌고, 1차 벤치 클리어링이 빚어졌다. 물리력까지 동원돼 집단난투극으로 확대된 것은 이어진 다저스의 7회말 공격 때. 1사 후 케네디가 9번타자 그레인키에게 시속 148km짜리 직구를 던져 왼쪽 어깨를 강타했다. 투수인 그레인키의 머리쪽으로 날아든 빈볼로, 야구 불문율에 크게 어긋나는 명백한 보복이었다.

‘투수에게는 보복성 사구를 던지지 않는다’, ‘타자의 머리로는 빈볼을 던지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모두 깨버린 것이다. 애리조나 역시 이를 모를 리 없건만, 케네디는 작심한 듯 그레인키의 머리쪽으로 볼을 던졌고, 이에 다저스는 돈 매팅리 감독이 가장 먼저 뛰쳐나오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감독·코치·선수를 합쳐 모두 5명이 퇴장 당한 뒤에야 경기는 속개됐다.

● ‘불문율 지킨’ 류현진

그러나 류현진은 이런 극한 대치국면에서 끝내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선수는 물론 감독도 몸싸움에 나선 이례적 상황이었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4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벤치 클리어링 때 적극 가담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벤치 클리어링 때 동료들과 함께 행동하지 않는 것은 ‘배신행위’로 간주된다. 자체적으로 벌금을 매길 정도의 금기사항이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부상을 당한 선수, 다음날 선발투수는 단체행동에 가담하지 않아도 용납된다. 다음 경기 선발투수가 몸싸움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면 팀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야구의 또 다른 불문율이다. 13일 오전 11시10분 애리조나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인 류현진은 그래서 차분히 사태를 지켜보기만 했다. 7회 2번째 충돌 이후 더 이상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양 팀의 앙금이 말끔히 가셨다고 보기는 힘들다. 류현진이 선발로 출격하는 13일 경기의 또 다른 변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