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펠레의 저주’…스페인·독일 희생양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2일 12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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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황제' 펠레(73)의 저주가 이번에도 통할까.

세계최강 스페인과 독일에게 안 좋은 소식이다. 펠레가 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스페인과 독일을 우승후보로 꼽은 것이다.

펠레는 "월드컵이 1년 남았는데, 스페인과 독일 대표팀의 전력이 가장 좋다"라면서 "내년 7월 13일,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월드컵 결승전은 두 팀의 맞대결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FIFA 랭킹 20위권대로 추락하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개최국 브라질에 대해서도 "브라질 대표팀은 최근 프랑스와의 친선경기에서 3대 0으로 승리하며 자신감을 줬다"라면서 "브라질이 스페인과 독일을 따라잡기를 기원한다. 브라질도 결승전에 갈 수 있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펠레가 우승후보로 꼽은 팀은 모두 정반대의 성적을 거둔 사례가 수두룩하다.

'펠레의 저주'의 첫 희생양은 다름 아닌 브라질이었다. 펠레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우리는 우승하기 위해 이 곳에 왔다. 줄리메컵은 브라질의 영광을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펠레는 첫 경기에서 부상을 당했고, 브라질은 졸전 끝에 1라운드에서 허무하게 탈락하며 전 대회 우승국의 자존심을 구겼다.

펠레의 저주 최근 경기들을 돌이켜보면, 펠레는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일본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고, 중국은 2016년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브라질이 올림픽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은 한일전으로 펼쳐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에 0-2로 완패했고, 역대 최강전력으로 평가받던 브라질은 멕시코에 1-2로 져 은메달에 그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펠레의 저주'의 향연이었다. 펠레가 "최소 4강"이라 평가했던 잉글랜드는 16강에서 탈락했고, "아프리카 강세"라는 말과 달리 개최국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팀들은 총체적 부진에 시달렸다. 또 우승팀에 대해 "브라질-독일-아르헨티나 중 1팀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탈락했고, 독일은 스페인에 4강에서 졌다. 우승은 스페인의 것이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한국이 무난하게 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한국은 스위스와 프랑스에 밀려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002 한일월드컵 때는 "프랑스가 우승후보다. 지단은 천재"라고 평가했지만, 지단이 부상당하며 프랑스는 조별리그에서 떨어졌다. 반면 "조별리그도 통과 못할 전력"이라던 브라질은 우승을 차지했다.

펠레는 역대 최고의 축구스타임에도 불구하고 월드컵과 올림픽, 유로 등 주요 대회 예측이 잘 맞지 않아 '펠레의 저주'라는 오명을 듣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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