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의 예비FA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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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4’ 중 오승환 빼고 최악의 성적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수상하다.

‘최고의 시즌 성적→대박 계약’이라는 FA 공식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시즌 오승환(삼성)과 함께 ‘FA 빅4’로 불리는 윤석민(KIA) 강민호(롯데) 정근우(SK)는 오히려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무대로의 진출이 유력시됐던 기아의 윤석민은 시즌 초반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대한민국 에이스다운 위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9승 8패에 머문 윤석민은 올 시즌에는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고작 1승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1승도 5월 4일 넥센전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따낸 구원승이었다. 이후 2경기에 선발등판해서는 연속 패전 투수가 됐다.

‘100억 원 이상’이라는 구체적인 몸값까지 나오며 국내 FA 사상 최고액 경신이 점쳐지던 강민호도 FA를 앞두고 최악의 슬럼프를 보이고 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롯데의 타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강민호는 시즌 초 한동안 1할대의 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타격에서 회복세를 보이며 타율을 0.270까지 끌어올렸지만 장타력은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9개 홈런을 터뜨린 강민호의 올 시즌 홈런은 단 한 개에 불과하다.

리그 최고의 주루 플레이와 탄탄한 수비력으로 강민호에 버금가는 대박 계약을 노리던 정근우 역시 지난해의 부진이 올 시즌에도 계속되며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 지난해 0.266로 6시즌 연속 3할 타율 달성에 실패한 정근우는 올 시즌에는 0.258로 타율이 더 떨어졌다.

이들의 부진에 대해 일각에서는 “어차피 FA 시장에 나가면 올 시즌 성적에 관계없이 많은 몸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상당하지 않으려고 몸을 사리는 것 같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월에 열린 월드클래식베이스볼(WBC)에 대비해 일찍 훈련을 시작한 데다 FA를 앞두고 더 잘해야겠다는 의욕이 앞서며 초반 밸런스가 무너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들과 달리 오승환은 ‘FA 빅4’ 중 유일하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현재 1승 12세이브로 세이브왕 타이틀을 향해 순항 중인 오승환은 특히 지난해 1.94였던 평균자책을 0.54까지 떨어뜨리며 더욱 위력적인 ‘끝판 대장’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또 다른 FA 대어인 삼성의 윤성환과 두산의 이종욱도 각각 개인 시즌 최다승(14승) 경신과 3년 만의 3할 타율 복귀를 노리며 FA 대박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자유계약선수#윤석민#강민호#정근우#오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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