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의 ‘볼넷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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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2일 07시 00분


한화 김태균. 스포츠동아DB
한화 김태균. 스포츠동아DB
고의사구 등 2경기 8볼넷…“막 휘두를 수도 없고”

한화 김태균(31)은 4월 28일 문학 SK전과 30일 대전 롯데전, 2경기에서 12타석 4타수 2안타 8볼넷을 기록했다. 원래 나쁜 볼에는 손을 잘 대지 않는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워낙 잘 치는 타자라 상대팀에서 고의4구성 볼넷으로 거르고 있는 것이다. 시즌 초반 김태균의 뒤에 나오는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져있다 보니 그와 정면승부를 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출루해서 홈을 밟아야 이기는 야구의 특성상 볼넷을 많이 얻어내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김태균도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쳐야 하는 타자의 입장에선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그는 1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솔직히 볼넷으로 자꾸 나가는 게 타자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며 “잘 안 맞을 때는 볼넷이 좋지만, 지금 타격감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라 쳐야 하는데 못 치고 있다. 또 아웃이 되더라도 쳐서 내 문제점이 뭔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그럴 기회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렇다고 좋은 타구가 안 나올 것을 뻔히 알면서 나쁜 공에 억지로 방망이를 낼 수는 없는 노릇.

심지어 30일 롯데 이재곤은 김태균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머리 쪽으로 공을 던지는가 하면, 몸쪽으로 바짝 붙였다. 김태균은 “투수라면 당연히 상대 타자에게 그렇게 던져야 한다”면서도 “아무래도 그런 볼이 자주 날아오면 나도 사람이라 힘들 때가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물론 이런 현상도 자신이 넘어야 할 과제라는 사실을 잘 안다. 실제 1일 경기에선 1회부터 상대 투수의 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적시타를 때려냈다. 그러나 그가 잘 치면 칠수록 ‘김태균의 볼넷 딜레마’ 또한 지속될 듯하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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