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개최하지 못하는 한국…이유는 흙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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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6일 07시 00분


KBO 구본능 총재. 스포츠동아DB
KBO 구본능 총재. 스포츠동아DB
대만도 부상방지 위해 미국 흙 직접 공수
국내 현행법상 흙은 수입 자체가 어려워


‘한국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개최할 수 없을까.’ 불리한 일정, 홈 텃세를 경험할 때마다 나오는 얘기다. 한국도 WBC 1라운드 개최를 여러모로 검토했으나, 의외로 가장 큰 장애물은 그라운드에 깔려 있는 흙에 있었다.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고 있는 1라운드 B조 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대표팀을 응원 중인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4일 한국-호주전 종료 직후 메이저리그에서 파견된 구장관리요원들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리고 그들이 그라운드에 깔고 있는 흙과 마운드, 타석, 베이스 위에서 부수던 흙벽돌 샘플을 챙겼다. 구 총재는 “흙벽돌을 깨서 뿌리면 마운드와 타석이 단단해진다. 미국에서 가져온 흙은 단단하면서 잘 미끄러져 부상 위험이 적다고 한다. 우리도 가져다 쓰고 싶은데 도저히 방법이 없다. 우리가 WBC를 개최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고 아쉬워했다.

WBC 조직위원회는 대회기간 중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메이저리그 구장관리전문가가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흙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현행법상 흙은 수입이 매우 어렵다. 미생물 또는 외래종 씨앗이 국내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어 당근 등의 농산물도 수입하려면 흙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구 총재는 백방으로 수소문해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것과 가장 유사한 흙을 제주도에서 찾아냈지만, 이 또한 법적으로 반출이 어려웠다고 한다. 과연 WBC의 국내 개최는 언제쯤 가능할까.

타이중(대만)|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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