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뒤흔든 롱다리 16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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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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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6연속 金 심석희

쇼트트랙 선수 하면 떠오르는 ‘작고 빠른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다. 174cm의 큰 키에 말도 느리고 걸음마저 느긋했다. 하지만 빙판 위에서면 파워 넘치고 폭발적인 질주를 시작한다.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쇼트트랙 기대주 심석희가 미래의 목표를 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쇼트트랙 선수 하면 떠오르는 ‘작고 빠른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다. 174cm의 큰 키에 말도 느리고 걸음마저 느긋했다. 하지만 빙판 위에서면 파워 넘치고 폭발적인 질주를 시작한다.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쇼트트랙 기대주 심석희가 미래의 목표를 말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한국 쇼트트랙 관계자들은 모처럼 들떠 있다. 심석희(16·세화여고 입학 예정)라는 대형 유망주의 등장 때문이다. 지난해 15세의 나이로 쇼트트랙 국가대표가 된 심석희는 최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6개 대회에서 여자 1500m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신체조건이 뛰어나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약점이 없다는 평가다. 그만큼 내년 소치 겨울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기대도 높다. 3월 8일부터 열리는 헝가리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맹훈련 중인 그를 25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과정이 만족스럽지 못해요”

최근의 눈부신 활약에 대한 소감을 묻자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결과는 좋게 보일지 몰라도 과정이 만족스럽지 못했거든요.” 그가 말하는 ‘과정’이란 레이스 운영을 말한다. 우승을 이끌어 내기는 했지만 본인이 애초 구상한 대로 레이스를 못한 것이 영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이렇듯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다. 이런 그에 대해 빙상 관계자들은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스타였던 전이경, 진선유를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큰 키는 쇼트트랙에 어울리지 않는다?”

그의 키는 174cm다. 165cm 안팎이 대부분인 여자 쇼트트랙 선수 중에서는 큰 편. 순발력이 중요한 쇼트트랙에서는 키가 클수록 불리하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는 “키가 큰 만큼 남들보다 더 큰 보폭으로 전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큰 키를 바탕으로 한 파워 넘치는 레이스는 그의 가장 큰 장점이 되었다.
○“힘들지 않은 운동 있나요?”

그의 고향은 강원 강릉. 초등학교 5학년 때 그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는 딸을 본격적으로 훈련시키기 위해 서울로 데리고 왔다. 아버지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딸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그가 스케이트 끈을 더 바짝 조이는 이유다. 대표팀 최고참인 김민정(28·용인시청)과 띠 동갑인 그는 대표팀 막내다. 오전 5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반복되는 선수촌 훈련을 견디고 있다. “힘들지 않은 운동이 어디 있겠어요. 힘들어도 참아야죠.”
○“올림픽 2연패를 노리겠다.”

그의 올해 목표는 세계선수권 금메달. 내년에는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어 한다. 나이가 어린 만큼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까지 노려볼 만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모든 것을 다 이루려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자 돌아온 대답. “분명 너무 빠르게 목표를 이루면 그 다음이 문제일 수 있겠죠. 하지만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왕이면 올림픽 2연패는 노려야죠.”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쇼트트랙#심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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