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붙박이 지명타자’로 새출발 체력부담 줄이고 타격 전념 주문 이호준 “올 시즌 홈런왕이 목표”
NC 주장 이호준(37)이 정들었던 1루수 미트와 작별한다.
프로에는 투수로 데뷔했지만 이호준은 전성기 리그를 대표하는 1루수 중 한명이었다. SK에서 전성기를 보내며 1루를 굳게 지켰다. 그러나 이제 줄곧 함께했던 미트를 내려놓고 배트를 더 힘차게 쥐기로 했다. 새 팀에서 새 출발을 다짐하며 지명타자에만 전념한다.
이호준은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18일부터 대만 치아이에서 실전 위주의 2차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쿠바, 대만 등 3개국 대표팀 등과의 연습경기 때 그는 지명타자로만 출전할 예정이다. 캠프가 끝나고 시즌이 시작돼도 ‘1루수 이호준’은 비상상황이 아니면 만날 수 없다.
NC 김경문 감독은 이호준에게 “타격에 전념해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자”고 말했다. 경험이 가장 큰 약점인 NC 타선에서 이호준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어느덧 30대 후반이기 때문에 체력부담을 덜고 타격에 더 집중하라는 의미다.
김 감독은 지명타자제도를 장기적 관점에서 제대로 활용하는 지도자다. 두산 사령탑 시절이던 2008년 김 감독은 포수로 신인왕, 골든글러브, 태극마크까지 모두 품에 안았던 홍성흔에게 타격에만 전념할 것을 지시했다. 포수에 애착이 컸던 홍성흔과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후 지명타자 홍성흔의 성적은 김 감독의 처방이 정확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 감독은 이호준을 지명타자로 고정시키는 대신 조영훈과 조평호를 1루에서 시험하고 있다. 베테랑 이호준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새롭게 주전 1루수도 키워낼 수 있는, 일석이조의 노림수다. 애리조나 캠프에서부터 수비훈련 없이 타격에만 매달린 이호준은 “개막 이전에는 언제나 홈런왕이 목표”라며 붙박이 지명타자로서도 성공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