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 “정말 나가고 싶었던 W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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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4일 07시 00분


이용찬. 스포츠동아DB
이용찬. 스포츠동아DB
“故 이두환 선물” 의미 부여…피칭 금지 진단에 한숨

“WBC에 정말 나가고 싶었는데….”

두산 이용찬(25)은 긴 한숨을 쉬었다. 그는 팔꿈치 통증으로 귀국한 직후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WBC에 얼마나 나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대표팀에도 어렵게 들어갔는데 이렇게 돼 너무 속상하다”며 아쉬워했다.

이용찬은 지난달 29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리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을 하다 팔꿈치에 강한 통증을 느꼈다. 일본 병원검진 결과 ‘더 이상 공을 던지면 안 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WBC가 코앞인데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였다. 그는 “WBC가 있어서 웬만하면 참고 던지려고 했는데 참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이용찬이 한국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1일 귀국시켰다. 그의 부상소식을 접한 KBO는 이용찬의 대체선수로 송승준(롯데)을 선택했다.

이용찬에게 태극마크는 남다른 의미였다. 그는 개인사정으로 WBC에 불참한 김진우(KIA) 봉중근(LG) 김광현(SK) 류현진(한화) 대신 차우찬(삼성) 윤희상(SK)과 함께 추가 발탁됐지만 “처음 발표된 WBC 예비명단에서 이름이 빠졌을 때 솔직히 많이 속상했다. 뒤늦게라도 대표팀에 뽑히게 돼 정말 기쁘다. 몸을 잘 만들어 열심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뿐만 아니다. 그가 대표팀에 뽑힌 날, 동기 고(故) 이두환이 세상을 떠나면서 “(이)두환이가 주고 간 마지막 선물”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하늘에서 지켜볼 친구를 위해 WBC에서 누구보다 잘 던지고 싶었던 그다. 게다가 이용찬은 지난해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투수라면 이 정도 아픔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며 보강훈련으로 시즌을 끝까지 소화한 바 있다. 투수로서 책임감과 욕심이 그만큼 많다. 그런 그가 결국 대표팀을 포기했다. 몇 번이고 “아쉽다”며 쓰린 가슴을 쓸어내린 이유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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