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제주도는 추워서 안돼 사이판은 타팀에 민폐 대만 성대캠프 구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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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30일 07시 00분


양상문 코치. 스포츠동아DB
양상문 코치. 스포츠동아DB
양상문 WBC 코치의 고단했던 ‘박희수 훈련지’ 찾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양상문(사진) 수석코치 겸 투수코치는 SK 박희수(30)의 미국 스프링캠프 탈락 소식을 접한 직후 여기저기 연락부터 취했다. 박희수의 몸 상태가 혹시라도 정말 안 좋은지 걱정한 것이다. 양 코치는 “처음에는 아파서 돌아오는 줄 알았다. WBC 대표팀에서 왼손 불펜 중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투수인데…”라며 다급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나 전화통화에서 박희수는 “몸은 문제 없습니다. 준비 다 됐습니다”라고 양 코치를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안심시켰다. 박희수는 이만수 SK 감독이 설정한 체성분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플로리다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는데, 기준치의 1%만 초과했을 뿐 공을 못 던질 몸은 아니었다.

그 다음부터는 개인캠프를 열 장소를 물색하는 것이 발등에 불이었다. 양 코치는 “제주도도 알아봤는데, 추워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 밝혔다. 따뜻한 곳을 찾다보니 LG와 롯데가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사이판이 떠올랐다. 그러나 프로팀 전지훈련에 SK 소속의 박희수가 합류하는 모양새가 이상한 데다, 해당 팀에도 민폐를 끼칠 수 있어 결국 포기했다.

양 코치는 필리핀과 중국까지 알아봤다. 그러다 구세주처럼 등장한 곳이 대만이다. 대만 자이현에 성균관대가 캠프를 차리고 있었던 것이다. WBC 대표팀 캠프가 차려질 바로 그곳이고, 성균관대 선수들과 같이 훈련하면 보조요원을 따로 구할 필요도 없다. 훈련장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되니 금상첨화였다. 성균관대 투수들이 박희수를 보고 배울 수 있기에 상부상조일 수도 있다.

성균관대 이연수 감독은 박희수의 참가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양 코치는 30일 박희수와 출국한다. 대표팀의 당초 스케줄보다 2주 가량 앞당겨진 출국이다. 양 코치는 “오랜만에 설을 한국에서 쇠나 싶었는데, 조상님께 죄송하게 됐다”며 웃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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