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병현의 2013시즌 3가지 부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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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1일 07시 00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볼을 던지고 싶다는 넥센 김병현. 그는 2013시즌이 한국무대 복귀 후 ‘제대로 된’ 첫 해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볼을 던지고 싶다는 넥센 김병현. 그는 2013시즌이 한국무대 복귀 후 ‘제대로 된’ 첫 해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 내 폼 찾기
2. 풀타임 선발
3. 4강

올해는 4강 원년…나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잘해야
처음부터 제대로 준비해 풀타임 선발로 역할 다할 것

선배이자 최고 롤 모델 이강철 코치와의 만남은 행운
잊고 있던 내 폼 찾는 중…빠른 공보다 볼 끝에 집중


“올해는 제대로 같이 시작하잖아요. 끝은 지난해와 다르겠죠.”

김병현(34·넥센)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눈빛은 단단했다. 7일 구단 시무식과 함께 팀 훈련을 시작한 그는 비활동기간 아픈 발목을 치료하고 재활하는 데 집중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몸을 만들 시간이 왔다. 올해가 어쩌면 그에게는 한국에서의 진정한 첫 시즌이 된다.

구단의 시선 자체가 다르다. 지난해에는 “1경기만 뛰어줘도 충분하다”고 했다. ‘핵잠수함의 귀환’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더 컸다. 올해는 풀타임 선발로서 제몫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김병현은 “나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 몸을 잘 만들어서 1년 꾸준하게 선발로 뛰어보고 싶다”며 “내가 잘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올해는 시작을 같이 하니까 끝날 때쯤에는 지난해보다 좀 좋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그리고 강조했다. “내가 잘 해야 한다.” 팀이 올해를 4강의 원년으로 삼았기에 더 그렇다.

다행히 좋은 멘토를 만났다. 광주일고 선배이자 잠수함투수 역대 최다승(152승)을 올린 이강철 수석코치가 새로 부임했다. 김병현은 “코치님과 얘기하다보면 ‘내가 잊고 있었던 게 이런 거구나, 예전엔 이렇게 던졌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며 “가려운 곳을 긁어줄 분을 만난 것 같아 후련하다. 코치님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많이 배우고 싶다”며 싱긋 웃었다. 언더핸드 선발로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올렸던 이 코치는 최적의 롤 모델.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김병현에게 ‘느림의 미학’을 전수할 수도 있다.

지금 김병현의 머릿속에는 ‘제대로’라는 단어가 꽉 차 있다. “처음부터 제대로 팀과 같이 준비해서, 제대로 된 내 폼을 찾아, 제대로 공을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시 예전처럼 빠른 공을 던지겠다는 게 아니다.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볼끝’에 집중한다. 김병현은 “구속은 공을 던질 때 나오는 스피드에 불과하다. 그러나 볼끝이 좋으면 타자가 느끼는 속도는 또 달라진다”며 “정대현(롯데)이 던지는 120∼130km짜리 공에 타자들이 움찔움찔 하지 않나. 그게 바로 공끝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김병현은 지난 시즌에 대해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가 자신을 인정할 수 있어야 ‘투수’ 김병현은 행복할 수 있다. 변화를 선언한 김병현의 2013시즌은 어떻게 흘러갈까. 일단 그는 출발선에 섰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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