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제10구단]김완주 전북도지사 “도민 87% 새 야구단 환영… 뜨거운 야구열기, 유례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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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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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개팀 7000여명 동호인 전북에서 스스로 야구 즐겨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향상, 새 구단과 함께 이뤄질 것


“미국 세인트루이스는 인구가 30만 명밖에 되지 않지만 지역 프로야구팀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할 만큼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지요. 정말 중요한 것은 인구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주민들의 야구 열기죠.”

김완주 전북도지사(사진·67)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야구에 얽힌 추억이 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전북도와 내무부(현 행정안전부)에서 근무하다 1980년대 미국에 유학 갔을 때 일이다.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표까지 끊어 놨는데 정작 지도교수는 논문심사를 해 주지 못하게 됐다고 알려왔다. 화가 나 따지는 그에게 교수는 “내가 우리 동네 야구 1루심이야”라고 말했다. 논문 심사를 해야 하는 날에 야구 경기가 잡혀서 심사에 참석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경기가 벌어지는 날 김 지사를 경기장으로 데리고 갔다.

‘동네 야구 하는 주제에’라는 생각으로 경기장에 갔더니 상황은 딴판이었다.

동네 주민 대부분이 햄버거를 싸들고 와서 응원을 하고 가족끼리 어울려 노는 한바탕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복잡한 다인종 사회인 미국이 어떻게 화합하고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지를 깨닫게 하는 순간이었다. 교수는 “내가 대대로 1루심을 맡아 왔고 이렇게 대단한 자리인데 어떻게 못 한다고 하겠는가”라고 말했고 김 지사는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 지사는 그 뒤 민선 전주시장 때 야구 배드민턴 축구 등 종목별로 동네별 리그를 만들어 전주를 생활체육의 도시로 바꾸었다.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전북 도민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2년 전 조사에서 해마다 전북에서 야구를 보기 위해 서울로 올라가는 사람이 1700명 정도나 된다고 한다. 2009년부터 KIA 경기가 군산에서 몇 차례씩 열리는데 경기장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은 한결같이 ‘우리도 야구팀 하나 갖자’고 말했다. 군산 경기도 일찌감치 표가 매진돼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여론조사 결과 도민의 87%가 프로야구단 유치에 찬성하는 걸로 나왔다.”

―10구단이 왜 전북에 유치돼야 하나.

“전북도정의 첫째 과제가 일자리 창출이고 삶의 질 향상이다.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수기업과 우수인력이 와야 되고 그들이 지역에 뿌리내리려면 삶의 질을 높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2009∼2012년 4개 시즌 동안 KIA의 제2 홈구장인 군산구장의 평균 관중 수가 제1 홈구장인 광주구장의 평균 관중 수보다 8% 더 많을 만큼 전북의 야구 열기는 뜨겁다. 전북에만 216개 팀에 7000여 명의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야구를 즐기고 있다.”

―10구단을 유치하면 팀의 조기 정착을 위한 지원책은 있나.

“전북도와 공동 연고지인 전주 군산 익산시와 완주군은 2015년까지 전주시 덕진구 반월동에 2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지어 25년간 구장 부대사업과 구장명칭 사용권 등을 무상으로 구단에 임대해 줄 계획이다. 소요비용 1100억 원 가운데 500억 원은 곧 철거할 덕진동 옛 전주야구장 터에 시행할 복합시설단지 수익을 통해 조달하고 나머지는 도비와 시비 각 300억 원씩으로 충당한다. 전주구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될 군산월명구장을 2014년까지 1만5000석 규모로 증설하고 2군 훈련장으로 쓰게 될 익산야구장 역시 1000석 규모의 관중석을 설치할 계획이다. 프로야구단 유치를 위한 전북서포터스단도 1만3000명이 확보돼 있고 3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야구단 유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올해에만 60억 원을 들여 아마추어 야구동호인들을 위한 야구장을 12곳에 지을 예정이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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