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고통의 ‘살빼기 시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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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해외 전지훈련… 감량 - 체력 강화 구슬땀

2013년 프로야구 정상을 향한 전쟁이 시작됐다.

올해 프로야구 공식 개막일은 3월 30일. 그러나 9개 구단은 이미 출발선상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각 구단의 해외 전지훈련이 이달 시작되기 때문이다. ‘주전 굳히기’ ‘주전 도약’ 등 저마다의 목표를 정한 선수들은 전지훈련을 앞두고 벌써부터 굵은 땀방울 쏟아내고 있다.

○ 살과의 전쟁 선포

KIA는 4일 투수조를 소집했다. 9개 구단 중에서 가장 먼저 훈련을 시작한 것. 7일부터는 야수조까지 모두 합류한다. 선수들에게 15일까지 체지방 비율을 23% 이하로 낮추라고 주문한 선동열 KIA 감독은 “1월 초 체력 테스트를 통과 못한 선수를 제외하고 전지훈련 명단을 짤 것”이라고 엄포를 내린 상태다. 지난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이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못한 것을 이미 목격한 선수들은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는 한술 더 떠 선 감독의 요청으로 한화에서 건너온 하나마쓰 고지 트레이닝 코치가 선수들을 더욱 ‘살과의 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미 ‘저승사자’로 통할 정도다. 하나마쓰 코치는 직접 개발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근육을 집중적으로 강화시키고 있다.

○ ‘악’ 소리 나는 체력테스트

LG 선수들은 지난해처럼 첫 소집일이 두렵다. 지옥 같은 체력테스트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김기태 LG 감독은 지난해처럼 7일 시무식을 마친 뒤 ‘체력장’을 실시하기로 했다.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50m와 4km 코스를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달리고 배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윗몸일으키기를 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에이스였던 박현준(영구제명) 유원상 우규민 등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정초부터 ‘낙오자’로 찍히지 않기 위해 선수들은 소집 전부터 자율훈련을 통해 시험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 필승 불펜으로 활약하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정현욱과 새로 합류한 현재윤 손주인 김효남 등도 첫 테스트를 위해 땀을 짜내고 있다.

○ 최장 54일간 ‘지옥 훈련’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소집일 바로 다음 날인 10일 투수조와 포수조를 괌으로 보내 가장 먼저 전지훈련에 돌입한다. 훈련 기간도 54일로 가장 길다. 남들에겐 휴양지지만 전지훈련 온 선수들에겐 그야말로 ‘지옥’. 2차 훈련은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연습경기를 주로 하지만 1차는 체력훈련이 중점이다.

김응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화도 훈련 기간이 삼성 못지않다. 장소도 옮기지 않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53일간 맹훈련에 나선다. 두산도 한화와 마찬가지로 한 곳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는 “김진욱 감독이 훈련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막내 NC는 2차 전지훈련 장소를 WBC 1라운드가 열리는 대만 자이로 정했다. 한국 대표팀의 연습 상대를 자처하고 나서 실전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야구#전지훈련#체력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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