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도 울고 갈 김호철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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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9일 07시 00분


러시앤캐시가 강호들을 연파하며 V리그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27일 현대캐피탈전에서 김호철 감독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러시앤캐시가 강호들을 연파하며 V리그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27일 현대캐피탈전에서 김호철 감독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천안|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3라운드부터 팀 살아난다” 공개 예언
알고보니 목표 심어주기용 최면전술
삼성화재 현대 대한항공 등 강호 연파
“이제 LIG 깰 계략 마련 중” 자신감

“굉장히 의미 있는 승부였다. ‘이제 우리 선수들이 자리를 잡아가는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27일 열린 프로배구 V리그 3라운드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풀세트까지 이어지는 명승부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둔 러시앤캐시 김호철 감독의 말이다. 친정팀 현대캐피탈을 올 시즌 두 번째 침몰시킨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2라운드 패배 이후 더 많은 준비를 해서 나왔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한 것은 우리 선수들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러시앤캐시는 5승9패(승점 14)로 리그 5위. 하지만 최근 5경기 성적만 놓고 보면 4승1패로 가파른 상승세다. “3라운드부터는 팀이 살아날 것”이라고 예견한 김 감독의 말이 적중한 셈이다.

사실 이 예언 역시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전략의 일부였다. 김 감독은 “팀에 부임했을 때 선수들의 체력이 너무 많이 떨어져 있었다. 피지컬 트레이너와 상의한 결과 최소한 3라운드에는 접어들어야 선수들 움직임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 부분을 고려해 선수들에게 목표 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목적이 컸다. 목표가 없으면 너무 의욕이 앞서 오버 페이스를 하거나 반대로 나태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결국 선수들에게 가능성과 자기 암시를 심어주겠다는 전략이 빛을 발했다.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플레이로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등 강호들을 줄줄이 격파하며 신흥 강호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4강팀 중 유일하게 LIG손해보험에만 패했다. LIG손보만 넘어서면 모든 팀을 상대로 승리를 기록하게 된다.

김 감독은 “LIG손보는 높이와 서브가 강한 팀이어서 상대하기 까다롭다. 특히 까메호가 우리하고만 하면 잘 한다(웃음). 하지만 3라운드에서 만날 때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였다. 다시 만나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러시앤캐시의 가장 큰 고민은 곧 시작될 올스타 브레이크다. 분위기를 타고 있는 시점에서의 휴식기가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 감독은 “무르익은 경기감각이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이기 때문에 이 기간을 활용해 6라운드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제 하반기에는 특별한 전략을 새롭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힘줘 말했다.

“강팀을 한 번 더 이기는 것보다 팀이 인수될 수 있도록 신바람 나는 배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수들 스스로가 그 점을 너무나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갈 것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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