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tter Interview]윤석민 “예비 빅리거? 일단 내년시즌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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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4일 07시 00분


윤석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윤석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다저스행 류현진 대단…15승도 충분
FA 후 ML 도전? 아직은 조심스러워

26세도 ‘어린이’ 별명 싫지는 않지만…
얼굴도 많이 변했고, 별로 와 닿지 않아

작년-올해 극과 극…부족한 것 알았다


류현진(25)의 LA 다저스 입단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야구 관계자들과 팬들은 또 다른 빅리거의 탄생을 기대하며 ‘내년엔 윤석민 차례’라고 입을 모았다. 좌완 류현진과 함께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우완 윤석민(26·KIA·사진)은 내년 시즌 종료 후 9년차 ‘완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다. 그 역시 해외 진출에 어느 정도 마음을 두고 있다. 윤석민에 대한 ‘트위터 인터뷰’ 질문을 받은 결과, 가장 많이 쏟아진 질문은 역시 메이저리그 도전 여부와 류현진 입단에 대한 소감을 묻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윤석민은 조심스러워했다. “현진이가 포스팅을 거쳐 미국 진출을 시도할 때 마음속으로 응원했다. 좋은 대우를 받고 간 것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힌 그는 “현진이라면 내년에 충분히 15승 정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선 “내가 가고 싶다고 해서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계속 그런 내용이 나가면서 팀에도, 팬들에게도 미안하다. 난 현재 KIA 소속이기 때문에 KIA 선수로서 차질 없이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데 몰두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석민 선수가 그동안 해온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과 가장 기억에 남는 기록이 있다면?(@SuyeonP)

“시즌 초반 넥센(4월 17일 목동구장)하고 붙어 완투승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14K도 잡았고. 한 경기 14탈삼진은 처음이었으니까요.(윤석민은 9이닝 동안 29타자를 상대해 3안타 1홈런 무4사구 1실점 완투승을 기록했다)”

-윤석민 선수에게 야구란?(@seulk124)

“(한참 고민하다) 야구는 저에게 있어서 수업인 것 같아요.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듯, 끊임없이 배우고 알아가고 깨달아가는 과정 말이에요. 야구는 정답 없는 시험, 수업 같아요. 항상 배우고 또 공부해야죠.”

-WBC 대표팀에서 원하는 룸메이트가 있다면? 등번호 21번에는 무슨 의미가 있나요?(@fdfd16)

“21번은 에이스의 번호이기 때문에, 번호도 예쁘고 해서 달고 있어요. WBC 룸메이트요? WBC 때는 숙소를 1인1실 쓰는데…. 대표팀에 함께 하게 된 다른 팀 선수들 중에선 (삼성) 장원삼 형하고 제일 가까워요. 2009년 WBC 등 그동안 대표팀 유니폼을 세 번이나 같이 입었으니까요.”

-자선경기 때 보니 김진우 선수가 변화구까지 던지면서 삼진 잡던데, 평소에도 두 분 서로에게 승부욕이 활활 타오르시나요? 김진우 선수랑 어떻게 지내세요?(@whomiiya)

“팀 선배고, 같은 선발투수고 하니까 함께 운동하는 시간도 많고 하니 잘 지내죠. 자선경기 때는 저한테 안타 맞으면 기분 나쁘고, 창피할까봐 형이 세게 던진 것 같아요.”

-야탑고 시절 갑자기 구속이 늘었다가 하셨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뭔가요. (@beltming)

“제가 체구가 작고 몸무게가 많이 안 나갔는데, 고등학교 2∼3학년 때 1년에 10cm 이상씩 쑥쑥 크고 몸에 힘이 붙었죠.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구속이 좋아졌던 것 같아요.”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무엇을 생각하면, 가장 힘이 나나요?(@watermelon16847)

“딱히 누굴 떠올리거나 그러진 않아요. 힘들 땐, 전 그냥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고, 될 수 있으면 나쁜 생각은 안 하려고 해요. 기다리고 기다려도 잘 안 풀릴 때도 있지만요.”

-다시 트위터로 컴백할 생각은 없나요? 한때 재미있었는데.(@kiakjh)

“아무래도 하고 싶어요. 그런데 별 것도 아닌 것들이 오해를 낳고 일들이 커지니까,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거죠.”

-2004년 황금사자기 때 경동고전에서 호투도 하고, 홈런까지 친 것으로 기억하는데…. (@onepoint_relief)

“많은 걸 기억해주시네요. 3점홈런이었어요. 고등학교 시절 기록한 첫 홈런이었죠. 제가 고등학교 때 대개 7, 8번을 쳤어요. 중학교 때까진 제법 방망이 잘 친다는 소릴 들었는데, 고등학교 3학년 이후론 투수에 목숨을 걸었기 때문에….”

-자선경기 때 보니까 타격 실력이 남다르던데, 타자 욕심은? (@opallios21)

“욕심이 있다기보다는 타석에 그동안 오래 안 서보니까, 자선경기 때도 그렇고 서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재미있었어요.”

-만약 타자였다면, 공·수·주에서 어떤 선수와 가장 비슷한 스타일의 플레이를 했을 것 같아요?(@cjy920907)

“우리 팀에 있는 (박)기남이 형 스타일? 장타력은 그렇게 좋지 않아도, 번트 잘 대고, 진루타 잘 치고, 팀에 많이 도움 되는 그런 선수요. 제가 기남이 형처럼 잘 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이 아니라, 그런 선수가 되고 싶었을 거란 말이에요.”

-2012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이 있다면?(@ullalaV11) 지난해와 올해, 성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데, 이 과정에서 윤석민 선수가 얻은 게 있다면?(@kae_ah)

“사실 후회가 되는 건 한두 번 정도가 아니라 너무 많죠. 지난해 잘 했다가 올해 못하면서 얻은 것이라…. 글쎄요, 생각보다 많이 얻지 못했어요. 내 소신이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깨달았죠. 내가 마음 먹은 대로 경기를 풀어가지 못한 게임이 너무 많았어요.”

-윤석민 선수가 해외 진출을 한다면, 국내 타자 중 누가 제일 좋아할 것 같아요? 국내 타자 중 윤석민 선수가 가장 까다롭게 여기는 타자가 있다면?(@Qhongbin 외)

“제 볼을 잘 못치는 타자가 좋아할 텐데, 특별히 생각나는 선수는 없어요. 지난해 다르고, 올해 또 다르고 그런 거니까. 가장 까다로운 타자는, 각 팀 1번부터 5번까지는 다 까다롭다고 생각해요.”

-어린이란 별명이 언제까지 갈 것 같으세요?(@ach0702)

“그 별명에 대해 기분이 나쁘거나 그러진 않아요. 근데 이젠 제게 크게 와 닿지도 않죠. 벌써 몇 년째인데…. 그동안 얼굴도 많이 변했고요.”

-먼 훗날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pril1127)

“앞으로도 서른여덟, 서른아홉까지 마운드에 꾸준히 서 있는 선수였으면 좋겠어요. 다쳐서 한두 해 쉬는 선수가 아닌, 해마다 마운드에 올라 누적이 된다면 팬들이 알아주실 것 같아요.”

“지도자는 NO…조용히 살 것”

● 30년 뒤 나의 모습은?

“현역에서 은퇴하면 지도자를 할 생각은 없어요. 아직까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요. 30년 뒤라, 저는 가족과 함께 노출되지 않는 곳에서 엄청 조용하게 살고 있을 것 같아요. 조용하면서도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리|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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