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용 “난 영원한 마당쇠 목표는 팀 우승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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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0일 07시 00분


프로생활을 하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SK의 ‘마당쇠’ 채병용. 그는 자비를 들여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2013년에도 팀 마운드의 마당쇠가 되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프로생활을 하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SK의 ‘마당쇠’ 채병용. 그는 자비를 들여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2013년에도 팀 마운드의 마당쇠가 되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日 자비 전훈…어깨 유연성 향상 초점
두 딸들 아른거리지만 성탄절도 훈련

개인적 목표 위해? 그런 건 내게 사치
신인 때부터 목표는 단 하나 팀 우승!


“저에게 목표는 사치죠. 저는 ‘마당쇠’라는 말이 좋아요. 내년에도 그렇게 야구 하려고요.”

잡을 병(秉)자, 용 용(龍)자. 그는 이름 그대로 위기의 순간마다 비룡을 붙잡았다. 올 시즌에도 약 1000일 만에 1군에 복귀해 소금 같은 활약을 펼쳤다. 채병용(30·SK)이라는 투수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묵묵함’이다. 몸 상태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팀이 필요로 하면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제 역할을 해냈다. 팔꿈치에 새겨진 수술자국이 그에게는 훈장과 같다. 내년 시즌 우승을 다짐한 채병용은 자비 전훈으로 12월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2월의 자비 전훈, 딸의 “아빠” 소리가 활력

채병용은 팀 동료 이재영과 함께 9일 일본 돗토리현에 위치한 월드윙 트레이닝센터로 떠났다. 12월은 비활동기간이라, 전지훈련에 드는 경비는 모두 자신이 지불했다. 훈련의 초점은 어깨와 고관절 유연성을 향상시키는 데 맞춰져 있다. 1월 스프링캠프에서 본격 담금질을 시작하기에 앞서 몸을 예열하는 과정이다. 부상을 방지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프로야구선수에게는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라고 해봐야 11∼12월이 전부다. 채병용 역시 한국에 있는 두 딸 주원(2), 주아(1)가 눈에 아른거린다. 그러나 하루에 한두 번씩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한국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둘째가 ‘아빠’ 소리를 잘 못했어요. 그런데 이제 ‘아빠빠빠’ 소리를 내더라고요.” 딸의 옹알이는 그에게 피로를 씻어주는 청량제와 같다. 28일 귀국하는 채병용은 크리스마스도 훈련과 함께 보낼 예정이다.

○목표는 사치! 내년에도 마당쇠 될래요!

자비 전훈을 떠날 만큼 내년 시즌에 대한 의욕이 넘치지만, 개인적 목표에 대해선 초연하기만 하다. “저에게 목표 같은 것은 사치에요. 저는 ‘10승이다’, ‘2점대 방어율이다’,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목표는 단 한 가지, ‘팀 우승’뿐이었어요. 제가 뭐 이것저것을 따지는 투수가 아니니까…. 팀이 원하면 영광스럽게 나가서 던지려고요.” 그래서 그는 “마당쇠라는 말이 좋다”고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든든하고 묵묵하게, 제 역할을 해내는 선수에게만 붙는 칭호이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승리투수도 해봤고, 7차전에서 끝내기홈런도 맞아봤고, …. 수술도, 재활도 견뎠고. 선수로서 좋은 것, 나쁜 것 다 경험해 봤잖아요. 이제 그게 무기죠.” 산전수전 모두 겪어본 그에게는 두려움이 없다. 마당쇠는 ‘관록’의 힘으로 내년 시즌을 쓸어버릴 기세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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