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MLB 시카고 컵스와 입단 계약 체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7일 17시 20분


1+1년 스플릿 계약…임시 등번호는 '미스터 제로' 뜻하는 0번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 일치했다"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36)이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와 입단 계약을 체결하고 귀국했다.

컵스와 입단 절차를 마친 임창용은 17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계약을 마무리하고 왔다"고 밝혔다.

아직 현지 시간으로 주말이기 때문에 구단 측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정식 승인이 나는 18일 오전에는 발표가 날 예정이다.

임창용은 구단에서 정식으로 발표하기 전이라는 점을 들어 구체적인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알려진 대로 옵션을 포함해 '1+1년'에 최대 500만 달러(약 54억 원)의 조건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인정했다.

보장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는 구단과 합의해 발표하지 않을 계획이다.

임창용의 에이전트인 박유현 씨는 "1년을 풀타임으로 뛰면 충분히 충족할 만한 정도라 높은 수준의 옵션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씨의 설명에 의하면 컵스는 일본에서 일류 마무리로 활약하며 거둔 성적과 사이드암 투수라는 희소성을 높게 평가해, 올해 9월 처음으로 임창용에게 입단을 제의했다.

제시한 금액을 떠나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겠다는 꿈을 품어 온 임창용에게도 곧장 '꿈의 무대'에 설 수 있는 만족스러운 조건을 제시했다.

올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임창용은 내년 5~6월까지 마이너리그에서 재활해야 한다.

박유현 씨는 "마이너리그에서는 많이 등판시키지 않다가 재활을 마치면 바로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려 팀이 지는 경기 등에서 시험 등판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면서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하지만 메이저리그와 매우 가까운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너리그에서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 시즌을 내다보고 충분히 준비할 기회를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임창용도 마음 편히 준비해 2014년에 풀타임을 소화한 뒤 다음 시즌에 일본에서처럼 '대박'을 노려볼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박 씨는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가 일치했다"면서 "구단에서 이를 목표로 앞으로 진행할 트레이드 등 계획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아직은 마이너리그에서 재활해야 만큼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계약을 맺으면서 임창용은 임시로 등번호 0번을 받았다.

박유현 씨는 일본에서 활약하면서 얻은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과 마이너리그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는 점을 들어 입단식을 고사하고 돌아왔다는 임창용은 비자를 받은 뒤 이달 말이나 내년 1월 초쯤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로 떠날 계획이다.

임창용은 "재활 담당자를 믿고 따라서 7~8월에는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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