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파괴자, 메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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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베티스전서 2골 작렬… 올해만 86골 거침없는 행진
‘1년 최다골’ 뮐러 넘고 신기록

25세의 청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세계 축구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메시는 10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레알 베티스와의 프리메라리가 방문 경기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두 골을 추가한 그는 올해에만 86골을 터뜨려 1972년 독일의 ‘득점기계’ 게르트 뮐러(67)가 세운 ‘1년 개인 최다골’(85골) 기록을 40년 만에 경신했다.

메시는 올해 바르사에서 74골(프리메라리가 5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3골, 국왕컵(코파델레이) 3골, 스페인 슈퍼컵 2골)을 넣었고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 12골을 터뜨려 86골을 기록했다. 그는 이번 달에 국왕컵 한 경기와 프리메라리가 두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최다골 기록을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

6일 벤피카(포르투갈)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무릎을 다친 탓에 메시가 이날 경기에서 대기록을 달성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메시는 부상에 굴하지 않고 환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자신이 왜 ‘마법사’로 불리는지를 입증했다. 전반 16분 그는 빈 공간으로 짧게 툭툭 치고 나가는 특유의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9분 뒤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내준 볼을 지체 없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상대 골 망을 흔들었다. 강한 슈팅보다는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곳으로 정확하게 꽂아 넣는 슈팅을 잘하는 메시의 능력이 빛났다. 바르사는 승점 43으로 프리메라리가 선두를 지켰다. 바르사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는 “메시는 한계를 알 수 없는 초능력자다”라며 극찬했고 티토 빌라노바 바르사 감독은 “메시와 같은 선수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시는 “대기록을 작성한 것보다 팀이 1위 자리를 지킨 것이 더 중요하다. 내 목표는 바르사가 프리메라리가, UEFA 챔피언스리그, 국왕컵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니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2012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올라 있는 메시는 1년 개인 최다골 기록 경신으로 4회 연속 발롱도르 수상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메시는 2009년부터 3회 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해 현 UEFA 회장이자 최초로 3회 연속 올해의 선수상(1983∼1985년)을 수상했던 미셸 플라티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메시가 또 한 명의 전설을 뛰어넘어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메시#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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