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만에 끝난 박병호 연봉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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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6일 07시 00분


2012년 페넌트레이스 MVP 넥센 박병호(26)가 올 시즌 활약에 걸맞은 연봉 홈런을 터뜨렸다. 박병호는 5일 올 연봉 6200만원에서 무려 254.8%(1억5800만원)가 인상된 2억2000만원에 2013년 연봉 계약을 맺었다. 자신의 기대치 보다 높은 초특급 대우에 박병호는 망설임없이 초고속 계약으로 화답했다. 스포츠동아DB
2012년 페넌트레이스 MVP 넥센 박병호(26)가 올 시즌 활약에 걸맞은 연봉 홈런을 터뜨렸다. 박병호는 5일 올 연봉 6200만원에서 무려 254.8%(1억5800만원)가 인상된 2억2000만원에 2013년 연봉 계약을 맺었다. 자신의 기대치 보다 높은 초특급 대우에 박병호는 망설임없이 초고속 계약으로 화답했다. 스포츠동아DB
올시즌 6200만원서 255% 수직상승…연봉 계약 1호

“내년 연봉은 2억2000만원이다.” “…감사합니다. 도장 찍겠습니다.”

일사천리. 만나자마자 계약이 끝났다. 올해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박병호(넥센)가 연봉 대박을 터뜨렸다. 9개 구단 재계약 대상자들 중 가장 먼저 전해진 ‘잭팟’ 소식이다. 넥센은 5일 박병호와 지난해 연봉 6200만원에서 254.8%(1억5800만원) 오른 2억2000만원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생각보다 많은 연봉을 제시해주셔서 놀랐다. 가치를 인정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팀의 중심선수로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장석 대표와의 교감, 선수도 놀란 제시액

지난달 5일 열린 MVP 시상식. 감격적인 트로피를 거머쥔 박병호는 수상 소감 말미에 자신을 넥센으로 데려온 이장석 대표에게 깊은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 애교 섞인 한마디도 덧붙였다. “내년 시즌 연봉 기대해도 되겠죠?” 이 대표가 박장대소하며 손가락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낸 것은 물론이다.

넥센 박병호는 올 시즌 홈런·타점·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한 뒤 정규시즌 MVP를 비롯해 겨울 시상식을 휩쓸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넥센 박병호는 올 시즌 홈런·타점·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한 뒤 정규시즌 MVP를 비롯해 겨울 시상식을 휩쓸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넥센 파격 제안에 박병호도 놀랐다

창단 이후 최고 인상액…내년 연봉 1호 계약
“주전들 중 가장 먼저 도장”…MVP 대접 톡톡


그 ‘약속’의 결과는 협상 테이블에서 곧바로 나타났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박병호는 이장석 대표가 2년간 눈여겨보다가 어렵게 데려온 선수다. 이렇게 잘 성장해줘서 한 시즌 동안 정말 보람을 느끼셨다”며 “시상식 후에도 박병호가 진심을 담아 감사인사를 했다. 양쪽이 서로 마음을 주고받은 결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9년 MVP 김상현과 비교한 합리적 책정

박병호의 연봉을 책정한 기준점은 2009년 MVP인 KIA 김상현이었다. 나란히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된 뒤 리그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하며 MVP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김상현의 연봉은 그해 5200만원에서 2억4000만원(361% 인상)으로 훌쩍 뛰었다. 넥센 구단 관계자 역시 “아마 박병호도 내심 김상현 수준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다른 부분이 분명히 있다. KIA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다. 타율 0.290에 31홈런, 105타점이라는 박병호의 성적도 당시 김상현(타율 0.315·36홈런·127타점)에 조금 못 미쳤다. 따라서 합리적이면서도 자존심은 충분히 세워주는 금액으로 2억2000만원이 책정됐다. 박병호의 인상액 1억5800만원은 2008년 팀 창단 후 최고액이기도 하다.

○MVP의 상징적 의미 위해 1호 연봉 발표

각 팀 주축선수들의 다음 시즌 연봉은 계약기간 막바지에 발표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만큼 구단과 선수가 오래 줄다리기를 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박병호의 연봉은 FA(프리에이전트)를 제외한 9개 구단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공표됐다. 넥센은 “주전급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계약을 완료한 선수가 박병호다. 올해 MVP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뜸들이지 않고 가장 먼저 발표하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한때는 ‘돈’ 때문에 선수들과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넥센. 그러나 이제는 옛날 얘기가 됐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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