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0구단 창단’ 물밑 반대…눈치만 보는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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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7시 00분


10구단 창단을 추진하는 KBO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기존 구단들의 반대 때문에 창단 승인을 자신할 수 없어서다. 과연 12월
 예정된 KBO 이사회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KBO 이사회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아래 작은 사진은 KBO 
구본능 총재. 스포츠동아DB
10구단 창단을 추진하는 KBO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기존 구단들의 반대 때문에 창단 승인을 자신할 수 없어서다. 과연 12월 예정된 KBO 이사회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KBO 이사회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아래 작은 사진은 KBO 구본능 총재. 스포츠동아DB
표류하는 ‘10구단 창단’…왜?

제9구단 NC는 2013시즌 정식으로 1군에 진입한다. 이미 9구단이 출범한 마당에, 10구단 창단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그러나 삼성과 롯데 등을 중심으로 한 기존 몇몇 구단의 이기주의가 거듭되면서 10구단 창단은 난기류에 휩싸여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에 프로야구계가 12월 대혼돈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12월내로 10구단 창단 승인을 논의할 이사회를 소집하려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계획도 이사회 개최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몇몇 구단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10구단 창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보이콧 등 강경 투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시대 명분과 팬들의 열망을 뒤로 한 채 뒷걸음질치고 있는 10구단 문제를 집중 점검해본다.

삼성 롯데 등 일부 이기주의에 난기류
여론 압박…12월 이사회 거부 움직임

내달중 창단 승인 확정해야 일정 착착
KBO 진퇴양난…총재 리더십 시험대


10구단 창단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현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이사회를 연다고 해도 10구단 창단의 승인을 자신할 수 없어 섣불리 일처리를 했다가는 오히려 낭패를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KBO는 자칫 프로야구계가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연내로 창단 승인까지는 이뤄져야

창단 일정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10구단 선정까지 이뤄져야 한다. KBO가 당초 12월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 승인 여부를 확정하려고 계획했던 이유도 그래서다. 12월 19일 대통령선거 결과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KBO는 12월에 이사회를 통해 최소 10구단 창단 승인까지는 진척시키려고 했다. 이는 지난 여름 10구단 창단 문제가 표류할 때 KBO가 강경투쟁을 선언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 올스타전 보이콧 철회를 요청하며 약속한 사항이기도 하다. 그러나 삼성 롯데 등 기존 구단의 반대가 계속되면서 12월 이사회 자체를 거부하려는 움직임마저 포착되자 KBO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27일 “여론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이사회를 여느니, (일부 구단에서) 차라리 이사회를 열지 말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며 “9구단이 이미 창단된 마당에 10구단 창단을 서둘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몇몇 구단의 생각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10구단 반대진영의 수장은 여전히 삼성?

KBO와 모 구단 인사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10구단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쪽은 여전히 삼성이다. 삼성은 공식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좋은 것인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 KBO 이사회에서 충분하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게 야구계의 일반적 평가다. 몇몇 구단의 ‘실권 없는’ 사장들은 소신 없이 그룹 오너의 뜻에 따라 움직이고 있고, 그 같은 여론을 주도하는 것은 삼성의 최고위층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KBO 총재의 리더십은 어디에?

이 같은 상황에선 KBO 구본능 총재의 리더십과 정치력 발휘가 한층 긴요하다. 야구계 곳곳에서도 구 총재가 삼성 김인 사장을 비롯한 10구단 반대 구단 사장들의 입만 바라보고 있을 게 아니라, 좀더 활발하게 움직여 각 구단 오너로부터 찬성 의견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각 구단 홈구장의 관중 수용력마저 포화상태에 이른 마당에 10구단 창단은 한국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시대의 사명이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려는 일부 구단의 이기주의가 한국프로야구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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