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이 살아나니 SK가 춤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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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6일 07시 00분


김선형(맨오른쪽). 사진제공|KBL
김선형(맨오른쪽). 사진제공|KBL
김선형 21점…야전사령관 역할 톡톡
SK, 전랜 6점차 승리…첫 10승 고지
LG는 KT와의 홈경기서 71-66 승리


프로농구 역사상 10승 고지에 먼저 도달한 팀이 포스트시즌에 못 나간 사례는 없었다. 그런 점에서 15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서울 SK의 맞대결은 각별했다. 일단 1·2위의 맞대결이었다. 전날까지 전자랜드는 9승3패로 돌풍의 단독 1위를 달리고 있었다. 2위 SK는 9승4패로 바짝 뒤를 쫓았다.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는 소리를 제일 듣기 싫다는 문경은 감독의 SK가 더 절박했다. 삼성과 모비스에 연패를 당한 상태였고, 유일하게 SK가 올 시즌 이겨보지 못한 팀이 전자랜드였다. 개막전에서 SK는 전자랜드에 79-80으로 패했었다.

SK가 최근 삐끗한 주된 이유는 가드 김선형이 주춤한 탓이었다. 1가드-4포워드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하는 SK에서 김선형이 막히면 혈행장애에 걸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문 감독은 전자랜드전을 앞두고 따로 면담까지 갖고 “놀다오라”고 충고했다. ‘농구를 즐겁게 하라’는 격려였다. 김선형의 슛 감각이 최근 떨어진 것도 손가락 부상보다는 자신감 결여에 있다고 봤다. 그래서 “손가락 아프다”는 소리도 못하게 했다.

문 감독이 왜 그토록 ‘김선형 살리기’에 애를 썼는지는 바로 증명됐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경기 전 문 감독을 만났는데 3점슛이 안 들어가서 죽겠다고 하더라. 이러다 우리 팀하고 할 때 살아나는 거 아니냐?”고 농담 섞인 걱정을 했는데 들어맞고 말았다.

SK는 2쿼터까지 49-35의 압도적 우세를 점했는데 3점슛이 14번 시도 중 8개나 림을 통과했다. 2쿼터 김민수의 3점슛이 적중해 SK는 15점차까지 앞섰고, 리바운드도 18-11로 앞섰다. 전자랜드는 3쿼터 들어 점수차를 7점까지 좁히는 추격을 개시했다.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 혼자서 11점을 넣었다. 그러나 SK도 고비마다 김선형의 득점으로 거센 추격을 뿌리쳤다.

전자랜드가 4쿼터 문태종의 자유투, 차바위의 3점슛으로 62-64까지 따라붙었을 때도 김선형이 있었다. 김선형은 4쿼터 막판 결정적 3점슛과 골밑 돌파 등 21점을 넣어 SK의 83-77 승리와 함께 삼산체육관 8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SK 김민수(16점·9리바운드)와 헤인즈(14점·10리바운드)도 득점과 제공권에서 포웰(26점·5리바운드)만 고군분투한 전자랜드를 압도했다. 전자랜드 강혁은 700스틸을 달성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SK는 단독 1위로 복귀했다. 한편 창원에서는 홈팀 LG가 KT를 71-66으로 잡고 공동 6위로 올라섰다.

인천|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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