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렬 총감독 “여자들이 야구를? 신기하고 기특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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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3일 07시 00분


해머스 스톰 임영렬 총감독(두 번째 줄 오른쪽 끝)이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과 함께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해머스 스톰은 인천지역 최초의 여자야구단이다. 사진제공|해머스 스톰
해머스 스톰 임영렬 총감독(두 번째 줄 오른쪽 끝)이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과 함께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해머스 스톰은 인천지역 최초의 여자야구단이다. 사진제공|해머스 스톰
명문 ‘해머스 스톰’ 임영렬 총감독

가슴 속 야구 열정 ‘해머스’ 창단 밑거름
여자야구 폭풍 되자! 인천 최초 팀 결성
저변 확대 위해 국화리그 출범에도 앞장

단타가 3루타? 여자야구 성장통 봐달라

여자야구의 ‘명문’ 해머스 스톰은 대중화 이전부터 꽃을 피운 여자야구의 강자다. 열심히 야구만 해서 이룬 성과는 아니다. 야구 열정만큼이나 든든한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현재의 팀이 됐다. 부평생활체육연합회 임영렬(45) 회장은 현재의 해머스스톰을 일궈낸 중심축이다.

○야구사랑으로 일군 ‘해머스 패밀리’

임영렬 회장의 야구 사랑은 우연처럼 이뤄졌다. 그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1982년은 프로야구가 출범한 해였다. 대전 출신인 임 회장은 연고팀 OB 베어스에 빠져들었고 ‘야구를 해봐야겠다’는 부푼 꿈을 꾸었다.

“무조건 야구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테스트 받을 기회도 있었지만 부모님 반대가 심했다. 두 분 모두 공무원이었던 관계로 운동보다는 공부를 원하셨다. 그 뒤로는 작은 미련이라도 생길까봐 아예 야구는 돌아보지도 않았다.”

임 회장은 테니스를 통해 스포츠를 즐겼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이 테니스를 치던 친구가 동호인 야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인천에만 200개의 동호회 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야구에 대한 관심을 끊고 있었기 때문에 깜짝 놀랐다. 그때부터 테니스가 곁다리로 즐기는 운동이 됐다. 99년에는 아예 팀을 만들었다.”

임 회장이 창단한 팀이 해머스다. 해머스 패밀리의 시작이었다. 회원수는 급격히 늘어났고 40세를 전후로 해머스 매직(40세 이상), 해머스 드림(40세 미만)으로 구분했다.

부평구 야구연합회장 활동을 하면서 그는 국내 유일의 여자야구 팀이었던 ‘비밀리에’ 소식을 듣게 됐다.

“여자들이 야구를 한다는 사실에 기특하기도 하고 신기한 마음에 운동하는 곳을 찾아갔다. 운동 환경이 아주 열악했다. 운동장 구하기도 쉽지가 않았고 가르쳐줄 사람도 없더라. 도움을 주다가 2006년 독자적으로 팀을 만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팀이 ‘해머스 스톰’이다. 자신이 만든 팀 ‘해머스’에 여자야구의 폭풍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로 ‘스톰’을 붙였다. 인천 최초의 여자야구 팀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여자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국화리그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임영렬 총감독. 스포츠동아DB
임영렬 총감독. 스포츠동아DB


○여자야구 딜레마 ‘실전과 재미 사이’

오랜 기간 여자야구를 지켜봐 온 임 회장은 여자야구가 ‘딜레마’에 빠졌다고 말한다. 2006년 창단 당시 해머스 스톰은 초등학교 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렀다. 기량 면에서 완성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정식 규격 야구장에서 경기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국화리그 역시 초기에는 초등학교 야구장에서 열렸다.

임 회장은 “여자야구 저변이 확대되고 연맹이 생기면서 정식 규격 야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반가운 일이지만, 정식 야구장에서 경기를 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하다. 이번 여자야구리그를 보면서 알 수 있듯이 단타가 3루타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더기 실책이 나오면서 승패가 가려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도 야구에 대한 재미가 반감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임 회장은 “여자선수권 출전이 연맹의 궁극적인 목표일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프로가 아니다. 야구를 즐기는 것이 우선인 동호인들이다. 여자야구의 성장통이 아닐까 한다”라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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