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 뛴 야구 한일전 18승 18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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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은 전쟁이다. 종목을 불문하고 관심거리다. 양국에서 나란히 최고 인기 종목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프로야구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일본 프로야구는 1936년 출범했다. 1982년 돛을 올린 한국보다 46년이나 빠르다. 출범 초기의 한국 프로야구와 일본의 수준 차는 컸다. 일본에서 은퇴 직전이던 백인천 해설위원이 1982년 MBC(현 LG)에서 감독 겸 선수로 활약하며 유일한 4할 타율(0.412)을 기록한 것도, 역시 일본에서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은 고(故) 장명부가 1983년 삼미에서 불멸의 30승을 올린 것도 수준 차 때문에 가능했다.

한일 프로야구 대결은 1990년대에 시작됐다. 1991, 1995, 1999년에 열린 슈퍼게임이 그것이다. 한국은 총 16경기에서 5승 3무 8패를 기록했다. 올스타들이 나온 한국과 달리 일본은 1.5군 선수들이 출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이었다. 일본 투수들이 던지는 마구 같은 포크볼에 한국 타자들은 연신 굴욕을 당했다. 하지만 이 경험은 훗날 한국 야구가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거름이 됐다.

국제대회가 프로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한국과 일본 야구는 본격적인 대결을 시작했다.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가 그 첫 단추다. 한국은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박찬호(한화)와 서재응(KIA)이 포함된 드림팀을 만들었고 결승에서 일본을 13-1,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던 일본은 이에 충격을 받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 등 최정예 선수들을 불러 모아 설욕에 나섰지만 3, 4위전에서 만난 한일전의 승자는 역시 한국이었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 2라운드에서 잇달아 일본을 이기고도 준결승에서 완패했던 한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과 준결승에서 일본을 누르고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은 2009년 WBC에서 일본과 결승에서 맞붙었지만 연장 10회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이번 아시아시리즈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우승컵은 한국과 일본이 다툴 가능성이 높다. 방콕 아시아경기부터 지난해 아시아시리즈까지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국제대회의 일본전 전적은 공교롭게도 18승 18패로 똑같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프로야구#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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