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김광현 도박 OK… SK 먼저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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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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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찌른 빠른 직구로 승부…6회까지 10K 1실점 호투
이호준 1점포-박정권 결승타… PO 1차전 롯데에 2-1

1점포 쾅! SK의 4번 타자 이호준(오른쪽)이 16일 안방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2회말 선제 1점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인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점포 쾅! SK의 4번 타자 이호준(오른쪽)이 16일 안방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2회말 선제 1점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인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도박이다.’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예고된 김광현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차가웠다. 김광현이 시즌 중후반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광현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4차례 등판해 2패에 그쳤다. SK 이만수 감독이 15일 미디어데이에서 송은범 윤희상 등 안정적인 선발투수들을 뒤로한 채 김광현을 선발로 예고하자 장내가 술렁였던 이유다.

하지만 이 감독은 확신에 차 있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SK 하면 김광현이다. 성준 코치가 말렸지만 내가 밀었다”고 강조했던 이 감독은 16일 문학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시작 전에도 “롯데 타자들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왼손 투수와 상대를 많이 못했기 때문에 좋은 카드다. 에이스가 살아야 팀이 산다”며 무한 신뢰를 보였다.

김광현은 이날 회의론을 불식하며 ‘왜 내가 SK의 에이스인가’를 스스로 증명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공 95개를 뿌리며 5안타 1볼넷 1실점 호투를 펼쳐 SK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현은 2008년 10월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 잠실 두산전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가 됐다.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5%(28번 중 21번).

김광현은 경기 초반에는 최고 시속 151km에 이르는 빠른 직구로 롯데 타자들을 제압했다. 롯데 타자들이 김광현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의식하고 있다는 점을 역이용한 것이다. 손아섭 등 롯데 주요 타자들은 “직구처럼 오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빠르게 떨어지는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얼마만큼 참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라며 경계했었다.

김광현은 한 템포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6회까지 삼진 10개를 기록했다. 특히 1회 홍성흔부터 2회 황재균까지 4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광현은 5회 투구 동작 후 왼발을 접질려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치료를 받는 등 위기를 맞았지만 곧 일어나 제 몫을 다했다. 에이스가 중심을 잡자 SK 타자들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SK 4번 타자 이호준은 0-0으로 맞선 2회 상대 선발 유먼의 시속 141km짜리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1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1-1로 맞선 6회에는 SK 타선의 끈끈함이 돋보였다. 안타를 치고 1루를 밟은 박재상은 도루로 2루를 훔친 데 이어 이호준의 플라이 때 3루까지 내달려 2사 3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박정권은 정확한 타격으로 적시타를 터뜨렸고 SK는 2-1로 다시 앞서나갔다. 7회부터 가동된 엄정욱, 박희수, 정우람 등 SK 벌떼 불펜은 롯데 타선을 봉쇄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은 17일 오후 6시 문학에서 열린다.
▼ 박준서 타구 잡힌게 결정적 패인

▽롯데 양승호 감독=선발 유먼의 구속이 처지는 것 같아 일찍 뺐는데 그 후 결승타를 맞았다. 6회 1사 1, 3루에서 대타 박준서의 타구가 상대 유격수 박진만의 수비에 걸린 게 결정적인 패인이다. 1패를 해 상황을 따질 처지가 아니니 총력전으로 가겠다. 2차전 상대 선발이 오른손 투수 윤희상인 만큼 타순에 변동을 줘야 할 것 같다. 박준서 김문호를 활용하겠다.

▼ 박재상 도루 덕에 결승점 뽑아 ▼

▽SK 이만수 감독=김광현이 올해 들어 가장 좋은 투구를 했다. 팀 에이스로서 기대 이상으로 던졌다. 이호준 박정권 등 고참 선수들도 잘해 줬다. 박진만의 6회 다이빙캐치가 승부처였다. 거기서 추가점을 줬으면 어려웠을 거다. 선수들이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가을만 되면 잘한다. 오늘도 박재상이 도루를 한 덕에 결승점을 뽑을 수 있었다. 계속 뛰는 야구를 하겠다.

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이만수#김광현#SK#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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