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휘, 9번 넘어지고 10번째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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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5일 07시 00분


김민휘. 사진제공|KGT
김민휘. 사진제공|KGT
KGT 신한동해오픈서 첫 우승

연장전서 케빈 나 제치고 극적 환호
AG 2관왕 출신 루키 험난했던 첫승
“다음 목표는 PGA…이달 Q스쿨 참가”


“저 때문에 많은 걸 포기하신 아버지, 어머니께 죄송스럽다. 저에게 해주신 것처럼 뭐든지 다 해드리고 싶다.”

‘루키’ 김민휘(20·신한금융)가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제28회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투어 첫 우승을 신고했다. 김민휘는 14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7413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합계 4언더파 284타를 쳐 케빈 나(29)와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 첫 번째 경기. 경험이 없는 김민휘가 불리한 듯 보였다. 그러나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이 돋보였다. 김민휘는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로 티샷한 뒤 세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했다. 버디 퍼트는 빗나갔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공격적이기 보다 안전한 플레이를 선택했다. 케빈 나는 무리한 버디 퍼트가 화를 불렀다. 홀을 지나 1.5m 정도 굴러 간 뒤 멈췄다. 파 퍼트마저 빠지면서 우승을 놓쳤다.

김민휘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골프 개인과 단체전 2관왕 출신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고, 고교 시절 내내 국가대표로 활동했다. 아마추어 무대에서는 우승을 밥 먹듯 해온 유망주였다.

그러나 프로 무대는 만만하지 않았다. 2010년 12월 KGT Q스쿨에서 떨어졌다. 2011년 원아시아투어를 뛰면서 올해서야 KGT투어에 입성했다.

10번째 대회에서 기다리던 첫 우승을 신고한 김민휘는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눈물부터 쏟아냈다. 그는 “제가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아버지께서 사업을 하셔서 집안에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골프를 한 뒤로는 아버지께서 사업도 그만 두셨다. 저를 위해 너무 많은 걸 포기하셨다. 이제는 빨리 성공해서 부모님을 위해 뭐든 다 해드리고 싶다”고 울먹였다.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흘린 김민휘는 인터뷰를 마치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선배의 조언도 힘이 됐다. 김민휘는 “연장을 앞두고 김경태 선배가 ‘차분하게 하라’고 말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경태(26·신한금융)는 김민휘의 고교 선배이자 같은 소속사동료다. 다음 목표는 미 PGA 진출이다. 10월 넷째 주 열리는 Q스쿨 1차전 출전을 위해 16일 출국한다. 김민휘는 “Q스쿨을 통과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 다음 PGA투어에 진출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성장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천|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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