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차진 않지만… 뽑자면 ‘장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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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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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농구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 하나 -외환 샌포드 지명

샌포드
“외국인 선수가 계륵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들은 함량 미달이고, 그렇다고 우리만 안 뽑을 수도 없고….”

여자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선발을 위한 드래프트가 열린 5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사무실. A구단 감독은 5년 만에 부활한 용병 도입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외국인선수제도가 졸속으로 추진돼 경기력 향상과 전력 평준화라는 순기능을 다하기 어렵다는 우려였다.

○ 용병 수준 ‘글쎄’

실제로 이번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낸 외국인 선수 70여 명의 수준은 5년 전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드래프트는 최경환 WKBL 총재가 취임한 8월 말부터 급하게 추진됐다. 이미 우수 선수들이 유럽이나 아시아 팀들로 빠져나간 뒤였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외국인 선수들은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계약 절차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다. 이들은 팀과 손발을 충분히 맞춰보지도 못한 채 다음 달 18일 시작되는 3라운드부터 투입된다. B구단 감독은 “(5년 전) 한국 농구 무대를 경험해 본 선수들은 이제 나이가 30대 중후반이다. 이번엔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도 없기 때문에 나이 어린 선수들은 서류전형만으로 뽑는 꼴이다”고 꼬집었다.

부족한 선수 자원 속에서 6개 구단의 선택은 ‘장신 센터’에 집중됐다. 6개 구단이 뽑은 선수들은 모두 미국 출신이다. 신생팀에 대한 혜택으로 이날 1순위 선택권을 얻은 하나-외환 여자농구단은 센터 나키아 샌포드(36·193cm)를 지명했다. 샌포드는 2001년 여름리그부터 2004년 겨울리그까지 한국에서 뛴 경험이 있다.

○ 그래도 ‘빅맨’

2순위 선택권을 행사한 우리은행은 미국 대표팀 출신으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경력의 베테랑 센터 루스 라일리(33·196cm)를 택했다. 3순위 KDB생명이 선택한 빅토리아 바흐(23·196cm), 4순위 삼성생명의 앰버 해리스(24·196cm), 6순위 국민은행의 리네타 카이저(22·193cm) 등도 모두 센터다.

국내 최장신 센터 하은주(201cm)를 보유한 신한은행만이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평가받는 포워드 타미라 영(26·188cm)을 골랐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하은주가 있기 때문에 키 큰 선수를 또 뽑을 경우 팀이 느려질 수 있다. 영은 포워드지만 상대팀 센터 수비까지 가능하다”며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여자농구#드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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