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男축구팀 이끄는 모델 출신 女감독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일 0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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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축구팀을 남자 감독이 맡는 경우는 흔하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 주인공이 20대 패션모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전 크로아티아 여자 축구 대표 티아나 넴치치(24)가 그 주인공이다.

2일 AP통신에 따르면 넴치치는 지난 9월26일 크로아티아 5부 리그 축구팀 NK 빅토리아 보야코바치의 감독을 맡았다. 크로아티아에서 남자 팀을 이끄는 첫 여성 감독이다. 넴치치 감독 부임이후 팀은 1승1무1패를 거두며 16개 팀 가운데 8위를 달리고 있다.

넴치치가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특이하다. 그는 남자친구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다 축구 선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 후 10년 동안 자국 프로팀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뛰었고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7월 대학을 졸업한 뒤 지도자가 되기 위해 정규 코치 과정을 이수했다. 그는 2008년 '크로아티아 미스 스포츠 15인'에 선발된 뒤 모델 활동도 겸하고 있다.

넴치치는 카메라 앞에서는 섹시한 모델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여느 남자 감독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소속팀 선수인 티호미르 야구시치는 "넴치치는 뛰어난 감독이다. 훈련 중에도 늘 진지하고 엄격해 선수들이 잘 따른다"고 말했다.

넴치치는 "나는 감독으로서 팀의 전술을 짜는 모든 권한을 가졌다. 여자도 남자와 같은 자격을 갖추면 충분히 남자 팀을 이끌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남자 감독과 다른 점은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은 뒤에 나를 라커룸으로 부르는 것뿐"이라고 했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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