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같은 투구였다. 8회까지 투구 수는 무려 141개. 스코어는 6-1로 앞서고 있어 무리해서 마운드에 오를 필요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9회말 그는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고는 마치 1회를 던지는 것처럼 씩씩하게 공을 뿌려댔다. 9회말 2사 후 마지막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대타 박재상을 삼진으로 잡을 때 그는 정확히 150개째의 공을 던졌다. 전광판에는 무려 시속 154km가 찍혔다. KIA가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의 역투에 힘입어 팀 역사상 최초로 4경기 연속 완투승의 진기록을 세웠다.
2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 SK의 경기. 이날의 최고 관심사는 승패를 떠나 소사의 완투 여부였다. 최근 들어 부쩍 힘을 낸 KIA 선발 투수진은 전날까지 3경기 연속 완투승을 거두고 있었다. 서재응이 23일 넥센전에서 스타트를 끊었다. 서재응은 이날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완봉승을 따냈다. 24일에는 김진우가 선두 팀 삼성을 상대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고, 26일에는 윤석민이 9이닝 완봉승을 수확했다.
여기에 소사가 ‘150구 완투 역투’를 더하며 KIA는 시즌 막바지 ‘선발 야구의 힘’을 제대로 과시했다. 이전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팀 4경기 연속 완투는 4차례 있었다. 1983년 삼미가 처음 기록을 세웠고 이후 삼성(1984년), OB(1989년), 롯데(1992년)가 각각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투수 분업화가 본격적으로 정착된 요즘 프로야구에서 4명의 선발 투수가 4경기 연속 완투쇼를 펼친 것은 극히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타선 역시 적절히 힘을 보태며 KIA는 SK를 6-1로 꺾었다. 한때 4강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KIA는 선발 투수들의 약진 속에 4위 롯데를 4경기 차로 따라붙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삼성은 대구 경기에서 롯데를 6-3으로 꺾었다. 삼성 선발 장원삼은 7이닝 3실점 호투로 16승째를 수확하며 나이트(넥센)를 제치고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섰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에 2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넥센은 박병호(31호)와 강정호(23호)의 홈런포를 앞세워 LG를 11-1로 대파했고, 두산도 한화를 13-3으로 크게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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