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여유만 가졌어도…” 윤석민, 도전은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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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7일 07시 00분


‘아! 노히트노런.’ KIA 윤석민이 26일 대구 삼성전에서 노히트노런에 도전하다가 9회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로진백을 만지며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아! 노히트노런.’ KIA 윤석민이 26일 대구 삼성전에서 노히트노런에 도전하다가 9회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로진백을 만지며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박한이에 딱!…날아간 노히트노런
삼성전 9이닝 13K무실점 시즌 9승
선감독 3연속경기 완투승 예상 적중


8회까지 28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단 1안타도 맞지 않고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송진우(은퇴·한화 투수코치)가 2000년 5월 18일 광주 해태전에서 마지막으로 작성한 뒤 무려 12년 동안 잠자고 있는 노히트노런. 26일 대구구장은 역사의 순간을 눈앞에 두고 긴장과 침묵이 흘렀다.

KIA 윤석민(26)은 9회말에 천천히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 타자는 까다로운 박한이였다. 박한이는 24일 대구 롯데전에선 0-1로 뒤진 9회말 끝내기안타를 날렸고, 25일 대구 KIA전에선 9회말 희생플라이로 김진우의 완봉을 깼다. 그래서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볼카운트 2B-1S. 윤석민의 최고 주무기인 슬라이더(시속 137km)가 날아들었다. 바깥쪽 낮은 쪽이었지만 약간 가운데로 몰린 공. 박한이의 배트는 전광석화처럼 돌았고, 타구는 몸을 날린 유격수 홍재호의 옆을 총알처럼 뚫고 중견수 앞으로 굴러갔다.

윤석민은 아쉬운 탄성을 내뱉었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 2차례 노히트노런 도전이 모두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5월 11일 광주 두산전에서도 8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을 진행하다 손시헌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바 있다. 윤석민은 이날 대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9이닝 동안 133개의 공을 던지며 2안타 4사사구 13탈삼진 무실점으로 3-0 승리를 이끌고 시즌 9승째(7패)를 수확했다. 직구는 68개를 구사했는데 최고 구속은 147km였다. 슬라이더 35개, 체인지업 17개, 커브 13개를 곁들였다.

KIA 선동열 감독은 예감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날 경기를 앞두고 윤석민이 인사를 하면서 지나가자 “2명이 완봉, 완투를 했으니 쟤도 한번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23일 목동 넥센전에서 서재응이 완봉승, 25일 대구 삼성전에서 김진우가 완투승을 거뒀는데 윤석민이 이에 자극 받아 또 한번의 퍼포먼스를 펼쳐주길 기대한다는 의미였다. 윤석민은 선 감독의 바람처럼 이날 멋진 투구쇼를 펼쳤다. KIA는 최근 3연속경기 완투승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선 감독은 경기 후 윤석민에 대해 “오늘 초반은 구위가 썩 좋지 않았다. 완급조절이 좋았고, 갈수록 구위가 살아났다”고 평가하면서 “투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상대 투수 배영수와 함께 둘 다 끝까지 잘 던졌다. 이런 경기 보기 쉽지 않다. 윤석민은 앞으로 기회가 많은 만큼 꼭 노히트노런을 달성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KIA 윤석민=대기록이라 마지막 이닝에 가까워질수록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 됐다.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경이 쓰였다. 기록을 달성하지 못해 아쉽다. 9회를 시작하는 게 아니라 다시 1회를 시작한다는 생각을 했다면 여유를 가졌을 텐데 아쉽다. (차)일목이 형이 어젯밤에 상대 타자 연구를 많이 해, 던지라는 대로 던졌다. 안타를 맞은 슬라이더도 일목이 형 사인대로 던졌는데 후회하지 않는다. (8회말 2사 후 정형식의 기습번트 상황에 대해선)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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