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아드리안 곤잘레스 “WBC 한국전 반드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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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4일 14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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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안 곤잘레스(LA 다저스). 동아닷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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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LA 다저스의 1루수 아드리안 곤잘레스(30)의 올 해 연봉은 2100만 달러(한화 약 236억 원)이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연봉순위 8위에 해당하며 성적이 곧 연봉으로 이어지는 프로에서 그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대략 가늠할 수 있다.

곤잘레스는 지난 2000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에 전체 1번으로 지명돼 프로에 입단했다. 야수가 전체 1번을 받은 것은 1993년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이후 처음이었을만큼 곤잘레스는 당시 최고의 유망주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의 프로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전체 1번 유망주들이 평균 2~3년 안에 빅리그에 진출하는 것과 달리 곤잘레스는 4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 것도 손목 부상 때문에 2003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 되는 수모를 겪은 후의 일이다.

메이저리그 초창기 성적도 좋지 않았다. 2004년 고작 16경기만 뛴 그는 2005년에도 겨우 43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0.229 7홈런을 기록했다.

텍사스는 2005년 시즌이 끝난 뒤 곤잘레스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 했다. 전체 1번 유망주의 명성은 온데간데 없었고 이 팀 저 팀 떠돌아 다녀야 하는 저니맨의 가능성마저 언급될 정도였다.

위기의식을 느껴서 였을까? 프로 입단 후 세 번째 팀인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2006년부터 곤잘레스는 자신의 기량을 꽃 피우기 시작했다. 그 해 총 156경기에 출전한 곤잘레스는 타율 0.304와 24홈런을 기록하며 팀내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예도 안았다.

이후 그의 활약은 거침이 없었다. 2007년 30개를 시작으로 2008년 36개, 2009년 40개, 2010년 31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로 성장했다. 이에 올스타(4회), 골드글러브(3회), 실버슬러거 등의 영예가 뒤따랐다.

2011년 보스턴으로 이적한 후에도 곤잘레스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그 해 27홈런 117타점에 자신의 시즌 최고 타율(0.338)도 기록했다.

야구장 밖에서의 그의 생활 또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곤잘레스는 자신의 아내와 함께 곤잘레스 재단을 설립해 낙후된 지역의 청소년들을 위한 체육, 교육, 건강 등을 지원하는 자선사업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지난 8월 보스턴에서 LA 다저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곤잘레스를 미국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아드리안 곤잘레스(LA 다저스). 동아닷컴DB
아드리안 곤잘레스(LA 다저스). 동아닷컴DB

다음은 곤잘레스와의 일문일답.

-얼굴이 좋아 보인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나쁘지 않다. 체력적으로도 아무 문제없다. 다만 팀을 위해 내가 좀 더 공격적인 부분에서 활약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다저스 유니폼이 잘 어울린다. 새로 이적한 팀은 마음에 드나?

“물론이다. 매우 마음에 든다. 동료들도 잘해주고 팀 분위기도 좋다.”

-전 소속팀인 보스턴에서는 3할 타율을 기록했지만 이적 후 0.242로 부진하다. 새로운 팀에 적응해야 할 시간이 필요한 건가?

“그런 건 전혀 아니다. 다만 다저스가 나를 원해서 트레이드 한만큼 팀에 보탬이 되도록 전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의욕과 언론의 관심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 장기간 레이스를 펼치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는 법. 하지만 곧 좋아지리라고 본다.”

-시즌 초만 해도 최고 승률을 자랑하던 다저스의 최근 성적이 좋지 않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

“와일드카드는 겨우 1경기 차이다. 따라잡을 수 있는 상황이고 우리 팀은 충분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실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30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메이저리그에서 이룬 게 많다. 비결이 있다면?

“항상 내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한 꾸준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저스에서는 아직까지 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전처럼 아주 좋아질 것이다. 다저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2010년을 기점으로 매년 홈런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

“어깨 부상을 당해 이전의 완벽한 내 스윙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깨도 부상 전 수준으로 좋아졌기 때문에 예전의 스윙 폼만 다시 찾는다면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전처럼 호쾌한 스윙과 더불어 더 많은 홈런을 기대해도 되나?

“(웃으며) 물론이다.”

-지금까지 많은 투수를 상대해 봤다.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는 누구인가?

“메이저리그에는 수준 높은 훌륭한 투수가 너무 많다. 그래서 누구 한 명을 콕 집어 말하긴 어렵다.”

-프로 생활을 시작한 후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

“가장 기뻤던 순간이라…… 음 너무 많은데…”

-혹시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던 날이 아니었나?

“물론 그날도 기뻤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초창기의 부진을 털어내고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된 첫 해에 좋은 성적을 냈을 때가 가장 기뻤던 것 같다.”

-올해로 메이저리그 9년 째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개인 타이틀 같은 특별한 목표보다는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매 게임마다 최선을 다해 건강하게 그리고 오랜 시간 야구를 즐기면서 하고 싶다.”
아드리안 곤잘레스(LA 다저스). 동아닷컴DB
아드리안 곤잘레스(LA 다저스). 동아닷컴DB

-혹시 별명이 있나?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내 성(곤잘레스)을 빗대어 ‘곤조’라고 부른다. 멕시코에서는 디탄이라고 부른다.

-디탄? 그건 무슨 뜻인가?

“영어로 타이탄(Titan=태양신, 거인)이라는 뜻인데 무슨 연유인지 언제부터인가 멕시코에서는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부르더라.”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가?

“주로 집에서 아내,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자녀는 딸 한 명인가?

“그렇다.”

-그럼 앞으로 자녀를 더 가질 생각은?

“(웃으며) 그러고 싶다.”

-메이저리거로 살면서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그리고 그 이유는?

“원정경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을 많이 하는 것이 힘들다. 본의 아니게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 점이 가장 힘들다.”

-야구 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고 들었다. 당신도 그런가?

“나는 징크스가 전혀 없다. 미신을 믿지 않는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양쪽 모두를 경험해 봤다. 두 리그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리고 개인적으로 어느 쪽이 더 편한가?

“차이점이라면 경기 시간을 들 수 있다. 지명타자제가 있는 아메리칸리그가 내셔널리그에 비해 경기시간이 더 길다. 개인적으로는 내셔널리그가 더 편하고 좋다.”

-당신의 형(에드가 곤잘레스)도 야구 선수라고 알고 있다. 검색해 보니 일본에서 돌아와 올 시즌 시카고 컵스 트리플 A에서 뛴다고 하던데 형은 어떻게 지내는가?

“형도 잘 지내고 있다. 그런데 지금 일본에 있다. 올 초 시카고 컵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 후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런가? 형과 자주 연락하나?

“물론이다. 연락도 자주하고 야구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내년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당신도 참가하나?

“그럴 생각이다.”

-멕시코는 지난번 대회에서 한국에 패했다. 한국과 멕시코가 다시 붙는다면?

“야구는 상대성이 강한 운동이다. 섣불리 누가 이긴다고 속단할 수 없지만 (웃으며) 같은 팀에 두 번 연속 질 순 없지 않겠나?”

-만약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예전에 대학에 진학해 기계공학을 전공할 생각이 있었다.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그 쪽 관련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당신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먼저 멀리서 내 팬이 되어주신 분들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한국에 있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항상 좋은 모습과 멋진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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