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돌아온 ‘김탁구’ 김영건, 런던 탁구 첫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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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패럴림픽 2관왕

너무 열심히 훈련한 게 화근이었다. 휠체어에 앉은 채 쉴 새 없이 움직이다 보니 화상을 입은 듯 살이 짓물렀다. 꼬박 한 달 동안 라켓을 잡지 못했다. 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을 한 달 앞두고 훈련을 시작했지만 이미 늦었다. 모두가 금메달을 기대했지만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 2관왕(개인전, 단체전)은 노메달에 그쳤다.

김영건(28·광주광역시청)이 8년 만에 ‘탁구왕’으로 돌아왔다. 그는 4일(한국 시간) 런던 엑셀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 패럴림픽 탁구 남자 단식(TT4) 결승전에서 중국의 베테랑 장얀(44)을 3-1(14-12, 11-9, 12-14, 11-9)로 꺾고 우승했다.

김영건은 잘 놀고 잘 뛰어다니는 아이였다. 중학교 1학년 때까지는 그랬다. 겨울방학을 앞둔 기말고사 기간에 갑자기 허리가 아프고 열이 났다. 다음 날 아버지와 함께 간 병원에서 척수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척수에 염증이 생겨 뇌와 팔다리를 잇는 신경이 손상됐다는 설명을 들었다. 멀쩡했던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거짓말처럼 하루 만에 장애인이 됐다.

운동신경이 좋았던 그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주위의 권유로 탁구 라켓을 잡았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엘리트 탁구 선수의 길을 걸었다. ‘영건(Young Gun)’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테네에서 역대 한국 최연소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영건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 3년 사귄 여자 친구와 내년에는 결혼도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런던=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김영건#패럴림픽#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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