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 스페셜] 돌아온 가을동화 “동찬아 제대로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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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3일 07시 00분


SK 조동화(오른쪽)가 가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 복귀해 친동생 삼성 조동찬과 가을잔치, 한구시리즈에서 만나고 싶다고 다짐했다. 스포츠동아DB
SK 조동화(오른쪽)가 가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 복귀해 친동생 삼성 조동찬과 가을잔치, 한구시리즈에서 만나고 싶다고 다짐했다. 스포츠동아DB
재활 1년여만에 복귀…SK 조동화의 꿈

왼 무릎 전방·측방 인대 모두 끊어져
다시 빠르게 뛰기 위해 수술 대신 재활
죽을 맛 훈련…동생 동찬 조언 큰 도움
“삼성과 KS땐 주전으로 형제대결 목표”


왼쪽 무릎 전방과 측방 인대가 모두 끊어졌다. 선수생명을 위협하는 큰 부상. 병원 네 곳 중 세 곳에서 수술을 권했다. 스스로도 수술을 바랐다. 그러나 한 병원 의사가 재활을 권했다. “수술하면 내년 시즌은 끝이고, 회복해도 예전에 비해 85%밖에 안 될 겁니다. 수술하고 못 움직이는 동안 살이 찔 텐데 야구 스타일이 바뀌어도 괜찮겠습니까?” 의사의 단호함에 생각을 바꿨다. ‘빠르게 뛰지 못하면 조동화의 야구가 아니다. 그래. 한 번 해보자!’ 딱 1년이 흘렀다. SK 조동화(31)는 지난해 9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이대호의 타구를 잡으려다 무릎을 다친 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자신과의 싸움을 마치고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가을동화’라는 별명처럼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동생 동찬이가 최고의 조언자”

“소리 좀 많이 질렀죠.” 어린 아이들도 쉽게 하는,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일조차 맘대로 할 수 없었다. 처음 해보는 재활에, 인대가 끊어진 상태에서 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을 하려니 말 그대로 ‘죽을 맛’이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당신이 아픈 건 마음이 아프지만 함께 있을 수 있어 좋다”는 현명한 아내와 갖가지 부상으로 재활에 도가 터 조언을 아끼지 않던 동생 조동찬(29·삼성) 때문이었다.

“(조)동찬이는 무릎 전후방인대가 끊겼었잖아요. 보강훈련을 정말 많이 해야 한다고 얘기해주더라고요. 또, 다른 선수들보다 더 부지런히 뛰어야 다른 선수들만큼 할 수 있다고 했어요. 힘들어도 쉴 수가 없더라고요.” 단순히 조언에만 그치지 않았다. 조동찬은 형을 위해 특별 제작한 무릎보호대를 건넸다. 아무리 재활이 성공적이라고 해도 여전히 인대가 끊긴 상태이기 때문에 좌우, 상하로 움직일 때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그도 “적어도 1년은 무릎보호대를 차야한다고 들었다. (조)동찬이가 보내준 보호대가 무릎을 잘 잡아줘서 움직이기 한결 수월하다”고 고마워했다.

○“동찬아 KS에서 제대로 붙자”

조동화는 1일 확대엔트리 때 1군에 복귀했다. 2군 경기도 3번밖에 뛰지 못해 아직 게임감각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팀 입장에서 외야를 보완해줄 수비와 주루에서 특화된 선수가 필요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만큼 가을 대비의 의미도 있었다. 그도 “(조)동찬이와 한국시리즈에서 한 번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실 조동화-조동찬 형제의 대결은 2010년 한 차례 이뤄졌다. 당시 SK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삼성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다. SK가 4승무패로 우승했다. 그러나 조동화는 “제대로 붙은 게 아니었다. 스타팅멤버로 나와서 제대로 붙고 싶다”고 말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아무리 형제라고 해도 승패가 나뉘는 상황에서 한쪽은 웃지만 한쪽은 울게 돼있다. 그럼에도 조동화는 조동찬에게 선의의 경쟁을 선언했다. 이유가 있다. 힘겨운 재활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한 형의 멋진 모습을 동생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문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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