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체육회, 환영만찬에 박종우 빼…내가 전화해 꼭 오라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2일 1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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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우 문제, 日에 ‘유감’ 공문은 좀 더 신중 했어야”

"동메달은 영광이었고, 한 점의 후회도 없는 감독 생활을 했다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한국 축구의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뤄낸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그는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선수들과 나는 함께 성장했다"며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소감과 박종우(부산)의 '독도 세리머니' 논란에 대한 생각 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동메달의 비결은 '철저한 준비'

홍 감독은 자신이 가진 축구 철학은 '예측, 준비, 대비'라고 말했다. 그는 "큰 무대를 치르려면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런던 올림픽을 최종 목적지로 보고 한 치의 흔들림과 오차도 없이 철저한 준비를 한 것에 선수들의 혼과 열정이 더해져 동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든 경기의 세밀한 부분까지 고려했다는 그는 "선수들에게 경기 시작과 함께 초반 15분은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고 마지막 10분에는 어떻게 경기를 마무리해야 하는지 까지 인식시켰다"고 말했다.

감독을 믿고 끝까지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당부의 말도 남겼다. 홍 감독은 "이 선수들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올림픽에서 모든 것을 이뤘다고 생각하면 절대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영광이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해외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빅 클럽의 명성과 금전적인 소득보다는 그라운드에 나설 시간이 확보되는 팀인가를 첫 번째 조건으로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메달리스트의 자격이 충분한 박종우

'독도 세리머니'로 동메달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박종우에 대해 홍 감독은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팀에 정말 많은 공헌을 한 박종우가 시상식에서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대한체육회의 결정으로 박종우가 환영 만찬에도 참석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큰 형님 리더십'을 지닌 홍 감독은 끝까지 자신의 선수를 챙겼다. 그는 "이 선수들과 처음과 끝을 함께 하고 싶다고 누누이 말해왔다. 그래서 직접 박종우에게 전화를 걸어 만찬에 꼭 참석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의 권유에 박종우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주최한 만찬(13일)에 참석했다. 홍 감독은 "그것이 감독으로서 내가 박종우에게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박종우의 세리머니에 대한 유감의 뜻을 담은 메일을 보내 '사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공문에 대해서는 좀 더 정확하고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한 홍 감독

올림픽 대표팀 감독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마친 홍 감독은 "지난 3년 6개월 동안 런던 올림픽을 목표로 달려왔다. 이제는 그 목표가 끝났기 때문에 자연인으로 돌아가 재충전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에너지, 경험, 지식이 모두 소진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는 홍명보 장학재단을 통한 사회 공헌 활동을 계속하는 동시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향후 거취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예정이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령탑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월드컵 최종 예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태인데다 최강희 감독님이 국가 대표팀을 잘 이끌고 계신 상황에서 내가 대표팀에 대해 거론하는 것은 최 감독님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 한다"며 "감독직의 수락여부를 말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휴식이다"라고 말했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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