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영역’이라는 퍼펙트게임이 미국 프로야구에서 또 나왔다.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다. 메이저리그 통산 23번째 퍼펙트게임의 주인공은 시애틀의 강속구 투수 펠릭스 에르난데스(26)다.
16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안방경기. 펠릭스는 최고 시속 153km 직구와 150km에 육박하는 슬라이더를 앞세워 9이닝 동안 27타자를 상대로 한 개의 안타와 볼넷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삼진을 12개나 잡았고 나머지 아웃카운트 15개는 뜬공 8개, 땅볼 5개, 직선타 2개로 채웠다. 시애틀 타선은 3회 1점을 내는 데 그쳤지만 에르난데스의 대기록을 지키기엔 충분한 점수였다.
퍼펙트게임은 투수가 가장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다. 투수도 잘 던져야 하지만 수비수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타선이 점수를 내지 못해 12이닝 동안 퍼펙트를 기록하다가 13회에 점수를 줘 패전 투수가 된 하비 해딕스(피츠버그) 같은 선수도 있었다. 아르만도 갈라라가(디트로이트)는 2010년 9회말 2사 후 심판의 오심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친 적도 있다.
그토록 어렵다던 퍼펙트게임이 올해 유난히 쏟아지고 있다. 140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 지난해까지 단 20번 나왔던 퍼펙트게임이 올해는 벌써 3번이나 나왔다. 필립 험버(시카고 화이트삭스)가 4월 22일 포문을 열었고, 6월 14일 맷 케인(샌프란시스코)이 뒤를 이었다. 노히트 노런도 올 시즌 3차례나 나오는 등 올해 메이저리그는 투수 기록이 풍년이다.
반면 31년째를 맞은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아직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투수가 없다. 지난해 2군 경기에서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롯데 이용훈은 올해 6월 24일 LG전에서 8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다가 안타를 맞았다. 지난해 LG 주키치는 8회 2사 후까지, 2007년 두산 리오스는 9회 1사까지만 퍼펙트를 기록했다. 노히트 노런도 2000년 5월 18일 한화 송진우가 기록한 게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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