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런던 올림픽]7만명 자원봉사자 “인생 금메달 받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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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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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수로 궂은일 척척 대회 빛내… ID카드 확인 맡은 72세 “행복했다”
한국인도 40여명 런던서 맹활약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는 7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0대 학생부터 회사원,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자원봉사자가 길을 안내하고 셔틀버스 인원을 점검했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한국인 김민수 씨와 리나 리더먼(프랑스), 칭닝자오(중국), 미야코 리 씨(일본·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했다. 런던=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는 7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0대 학생부터 회사원,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자원봉사자가 길을 안내하고 셔틀버스 인원을 점검했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한국인 김민수 씨와 리나 리더먼(프랑스), 칭닝자오(중국), 미야코 리 씨(일본·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했다. 런던=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2012년 런던 올림픽은 205개국 1만500여 건각이 선의의 경쟁을 한 축제였다. 일부 경기에서 나타난 승부 조작과 오심 논란은 옥에 티였다. 그럼에도 올림픽 현장의 뒤편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은 ‘영웅들’은 빛났다. 7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2년 전 25만 명의 지원자 가운데 선택됐다. “올림픽 역사의 한 부분이 되어 영광”이라고 입을 모으는 자원봉사자들은 런던 올림픽의 303번째 금메달리스트다.

○ 대학생과 노년에 ‘무보수의 행복’

‘2년의 기다림, 60시간의 정규 훈련, 한 끼의 식사와 교통카드 그리고 유니폼….’ 런던 올림픽 자원봉사자의 신상 명세다. 이들은 보수가 없다. 올림픽 때 집에서 몇 시간이나 떨어진 경기장까지 나와 단순 작업을 반복한다. 연령대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버스 정류장에서 시간을 안내하거나 경기장에서 춤을 추는 댄서까지, 맡은 일도 각양각색이다.

로즈마리 헤드 씨(72)는 오후 4시부터 8시간 동안 올림픽 파크의 버스 정류장에서 일한다. 버스에 타는 이들의 인원을 세고 ID 카드를 확인한다. 그는 “자원봉사자 유니폼을 입은 것만으로 영광이다. 나이는 들었지만 올림픽에서 봉사를 하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마틴 딘 씨(66)는 직장에서 퇴직한 지 3년이 됐다. 무료한 일상에 올림픽은 활력이 됐다. 런던 올림픽에서 버스 운전 자원봉사를 맡게 됐다. 경기장에서 호텔로, 또 공항으로 하루 10시간 이상을 운전하는 힘든 일상. 하지만 그는 “예순이 넘어 일생에 한 번뿐인 올림픽에 봉사할 기회를 얻었다는 게 꿈만 같다”며 즐거워했다.

맨스필드에서 런던에 왔다는 이베트 프라이스미어 씨(50)는 코번트 가든에서 공연 안내 자원봉사를 했다. 올림픽 기간에는 남편과 떨어져 생활해야 했다. 30년 결혼생활을 하면서 처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내 인생에 가장 특별한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런던에서 빛난 한국인 자원봉사자

자원봉사자 7만 명 가운데 한국인은 40여 명. 약물 검사(도핑)와 한국어 통역 등을 위해 선발됐다. 명문 옥스퍼드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10월에 같은 대학원에 진학하는 김민수 씨(21)도 그중 한명이다.

김 씨는 “영국 한인회로부터 한국어 자원봉사자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서를 냈다”며 “런던을 찾는 외국인에게 한국을 알리는 역할을 한 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프랑스 중국 일본인 등과 함께 통역 업무를 하면서 배운 게 많다고 했다. 각국 언론인을 만나 교류하고 런던 올림픽 조직위가 하는 일을 보고 들으며 스스로 성숙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런던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영국이 한층 더 친밀한 관계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무보수의 행복’을 찾는다. 이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17일간의 런던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런던=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런던 올림픽#런던 올림픽 폐막#올림픽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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