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김보경, 스위스전 결승골로 한국축구 8강문턱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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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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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선수다. 대표팀 에이스다.”

30일 영국 코번트리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B조 한국-스위스 경기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 때 한 외국 기자가 김보경(카디프시티)은 어떤 선수인지 기성용(셀틱)에게 물었다. 결승골을 넣은 김보경의 활약이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기성용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능력 있는 선수라는 건 다 안다. 영국이든 한국이든 어디서 뛰어도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다”라고 답했다.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 자리에서 “팀을 위해 결정적인 한 방을 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선수다”라고 김보경을 평가했다.

○ 이미 시작된 잉글랜드 드림

김보경은 스위스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19분 그림 같은 왼발 발리슛을 성공해 2-1 승리를 이끌었다. “올림픽은 유럽 무대를 향한 내 꿈의 시작이다”라고 했던 그의 당당한 포부가 구체적으로 현실화된 순간이었다.

김보경은 올림픽 대표팀의 런던 입성을 앞두고 1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있었던 포토데이 행사 때 “축구 인생의 전환점이 왔다. 영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내게 좋은 기회”라고 했다. 당시는 일본 프로축구 J리그의 세레소 오사카 소속으로 카디프시티로의 이적이 추진 중이던 상황이라 ‘유럽 무대’라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했지만 마음은 벌써 영국으로 날아와 있었던 셈이다.

한국에 있을 때도, 올림픽이 열리는 영국에 와서도 김보경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왜 하필 2부 리그 팀이냐”는 것이다. 카디프시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인 챔피언십 소속이다. 김보경은 박지성(퀸스파크레인저스·QPR)이 국가대표에서 은퇴하면서 후계자로 지목한 선수다. 박지성은 “같은 나이 때를 비교하면 나보다 낫다”고도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명문 클럽은 아니더라도 1부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실력은 충분히 된다.

김보경의 대답은 한결같다. “아시아에서는 내가 좋은 선수일지 몰라도 유럽에서는 그냥 한 명의 선수일 뿐이다.” 유럽 무대에서는 아직 보여준 게 없으니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겠다는 얘기다.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는 “카디프시티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 한 단계 더 높은 무대에서 뛰고 싶다”며 큰 꿈을 얘기한다. 홍 감독의 표현대로 그는 스위스전에서 ‘결정적 한 방’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잉글랜드 드림 투어’를 앞당겨 시작했다. 골을 넣은 소감을 묻자 그는 “골에 연연하기보다는 경기마다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했다.

○ 한국, 가봉전 비겨도 8강

스위스전 승리로 승점 4(1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가봉과의 B조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최소 조 2위로 8강에 오르는 유리한 상황이다. 한국은 승점이 같은 멕시코(1승 1무)에 골 득실 차에서 밀려 조 2위다. 홍 감독은 “비겨도 올라가지만 그런 건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경기가 남아 있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 멕시코전 때 부진했던 박주영(아스널)이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골 맛을 보면서 감을 찾은 것이 소득이다. 박주영은 후반 12분 남태희(레크위야)가 오른쪽에서 올린 볼을 골문 앞으로 뛰어들며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았다. 김보경은 “팀의 공격수가 골을 넣은 게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다”라고 했다. 한국-가봉 경기는 2일 오전 1시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런던=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축구#스위스전#김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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