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대역죄인 윤성효’…인격모독 플래카드 “이게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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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30일 07시 00분


수원 서포터스가 29일 인천과 홈경기에 앞서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선수단과 감독을 비난하는 걸개를 내걸었다. 축구장을 찾은 
많은 관중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수원 서포터스가 29일 인천과 홈경기에 앞서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선수단과 감독을 비난하는 걸개를 내걸었다. 축구장을 찾은 많은 관중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수원|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통합했다. 하지만 같은 주장을 펼치는 건 아니다. 수원 삼성 서포터스 얘기다.

기존 서포터스 그랑블루는 따로 응원해온 하이랜드와 ‘프렌테 트리콜로’라는 이름으로 합쳤다. 잠시 시너지를 내는 듯 했다. 그러나 팀 성적이 하향곡선을 그리며 강경 노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수원 사랑”을 목청껏 외치던 스탠드에서 터지는 욕설은 애교 수준이었다. 선수단 사기를 꺾고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윤성효 감독의 퇴진설도 외부에서 흘러나왔다. 수원 구단은 “윤성효 감독과 끝까지 함께 한다. 잠시 부진할 뿐이다. 위기를 극복하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수원과 인천이 격돌한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또 다시 네거티브 플래카드가 경기장 여러 곳에 걸렸다. ‘대역죄인 윤성효’ ‘이 와중에 07동기는 너 너 너, 프로생활 만만하지?’ ‘베짱이를 위한 응원은 없다’ 등 일반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한 문구가 눈에 띄었다.

특히 ‘존중 없이는 응원도 없다’는 걸개도 등장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걸개를 내건 이들도 수원 선수단을 존중하지 않는 듯 했다.

플래카드가 걸린 시점은 킥오프를 바로 직전으로 보인다. 결전을 위해 입장하는 선수들이 힘이 날 수 없는 상황. 출전 명단이 발표될 때 일부 선수를 향해 야유도 터졌다. 어지간해서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윤 감독조차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부진할 때나 잘 나갈 때나 묵묵히 수원을 응원해온 다른 팬들이 외면할 정도다. 한 팬은 “(네거티브 걸개와 응원전은) 분명 모두의 목소리가 아니다. 의견이 양분돼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경기 종료 시점에도 기분 나쁜 장면은 또 나왔다. 인천을 ‘돼지’로 묘사한 걸개와 나란히 ‘베짱이도 돼지는 이기네요^^’라는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상대에 대한 예의도 없었고, 자신의 팀에 대한 조롱도 함께 묻어나왔다. 진정한 팀 사랑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수원|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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