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아버지 박성종 씨 “연예인과 결혼도 괜찮다, 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3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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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심장' 박지성(31·퀸스파크 레인저스)의 아버지 박성종(53) 씨. 그가 23일 채널A의 생방송 프로그램 '박종진의 시사토크 쾌도난마(월~금 오후 4시 50분)'에 출연해 '일등 신랑감' 박지성을 둘러싼 각종 스캔들의 진실과 박지성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도전기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일 년에 100억 가까이 돈을 버는 박지성의 아버지인데 옷차림이 수수하다.
"이 옷도 비싸다. 정확한 가격은 집사람이 사줘서 모르겠지만…. 박지성이 1년에 100억을 받는다는 기사를 보고 이야기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은 그것보다는 훨씬 적게 받는다."

―그렇다면 50억을 받는 것인가?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는데 언론에 나온 금액은 세금이 붙은 것이다. 세금을 제외하고 실 수령액은 30~40억 보다 적다."

―아들이 연예인하고 사귀는 걸 왜 반대하나?
"혹시 사회자 분께서는 축구 선수인 아들이 있는데 연예인이랑 결혼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연예인은 10년 넘게 훈련 과정을 거쳐 그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런 사람이 박지성이랑 결혼한다고 자기의 일을 그만 두고 운동선수의 뒷바라지를 하겠나. 직업적으로 조금 안 맞다는 것이다. 내가 '연예인은 절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내가 반대한 이유는 연예인이 직업적으로 운동선수를 내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연예인과 스캔들이 많이 났는데?
"조금 전에 타이틀로(배두나 관련 열애설) 나왔지만 그것은 스캔들도 아니다. 여태까지 스캔들이라고 난 것이 모두 마찬가지지만 하나도 실체가 없다."

―박지성의 나이도 서른 한 살인데 사랑 경험도 하고 이별도 해보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도 그것을 바란다. 그러나 10년, 11년 외국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쉬운 일이 아니다. 스캔들만 자꾸 나고…. 지성이가 한국에서 생활했으면 시간적 여유가 많았을 텐데. 나도 지성이가 빨리 장가갔으면 좋겠다."

―박지성이 외국인과 결혼한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도 반대하면 시청자분들이 이것저것 다 반대하면 언제 결혼하느냐고 할 것 같다. (웃음) 그러나 그것은 본인이 싫어하는 것 같다."

―신인 연예인들이 스캔들을 만들어서 스타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들어본 적 있나?
"박지성도 신인 연예인과 소문이 난 적이 있다.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지금은 스캔들이 너무 많이 나서 두렵다. 정말 스캔들 같은 스캔들이 났으면 좋겠다."

―스캔들 같은 스캔들이 났으면 좋겠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박지성이 실제로 결혼에 근접했을 때 스캔들을 보도해주면 우리도 좋다. 잘못된 보도가 아니라 진짜 열애설이 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박지성이 결혼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가 외아들인 박지성이 아버지, 어머니를 모셔야 돼서 그렇다는데.
"요즘 모든 부모가 다 그렇지만 나도 마찬가지다. 박지성이 외국 생활을 할 테니까 편하게 나가 살았으면 좋겠다. 사실 25살 넘어서는 빨리 장가보내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로 잘 안되고 있다."

―원하는 며느리 상은?
"운동선수를 보조할 수 있는 사람. 남편이 은퇴한 뒤에 자신의 전공을 살려 다시 일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외국에 가서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지성이 아버지를 닮은 것 같다.
"엄마도 좀 닮았다. 엄마를 본 사람은 엄마 닮았다 하고 나를 본 사람은 나를 닮았다고 한다."

―박지성이 어릴 때 속을 안 썩였나?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 그런다. 중요한 시기에 스캔들이 나게 했다. 그리고 (나는) 이런 일로 방송국에 불려나오고…"

―퀸스파크 레인저스라는 하위 팀으로 이적했는데?
"정확히 말하면 17위다. 최하위면 강등됐다. 이적 작업이 금방 결정된 것은 아니다. 5개월 전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출전기회가 적어 무의미하게 선수생활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본인은 맨유에서 은퇴하겠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출전할 수 있다는 조건이 있는 경우다. 물론 맨유에서 뛰지 않고 놀면서 은퇴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재능을 더 발휘해야 할 나이라고 생각했고 2~3년 더 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시아권은 유럽보다 수준이 낮아 이적하기 싫어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꼴찌팀에 가도 맨유와 경기할 수 있다. 그런 좋은 팀들과 계속 경기를 할 수 있으니까 남고 싶어 했던 것이다."

―퍼거슨 감독에게 서운한 것은 없나?
"가족으로서는 없지만 선수 본인은 충분히 있을 것이다. 그라운드에 나서야 존재감이 있는데 몸 상태가 정상인데도 7경기를 쉬다보니 선수로서는 아쉬웠을 것이다."

―퍼거슨이 뒤늦게 기회를 많이 못줘서 아쉽다고 했는데.
"감독들은 다 그런 이야기를 한다. 예전에 2~3경기 못 뛸 때도 '넌 컨디션이 좋으니 곧 뛸 거야'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밖에서 보는 입장이니 서운한 것이 없지만 선수는 서운했을 것이다.

―박지성이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할 때 '아빠 소주 한 잔 줘'라고 했다는데.
"경기를 계속 뛰지 못할 때 답답하니까…. 자기가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한잔해도 돼요' 라고 해서 준 것이다. 그 당시에 진심으로 이적을 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했다."

―그동안은 술을 안 했나?
"경기 끝나면 와인 한 잔씩 했다. 나는 몇 잔 더 마시고."

―퀸스파크 레인저스 구단하고는 거래가 잘 된 것인가?
"물론이다. 지성이가 이적을 하려했을 때 몇 군데 팀에서 오퍼를 넣었다. 퀸스파크 레인저스는 너무나 적극적이었다. 감독과 구단주가 모두 한국에 와서 지성이를 설득했다. 그 사실을 누군가 알았다면 보도했을 텐데. 그들과 함께 식사도 하고 차도 마셨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몰라서 비밀리에 이적이 가능했다. 감독은 가끔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구단주까지 와서 팀의 미래까지 설명해주는 것은 이례적이다."

―급여 조건은 맨유와 비슷한가?
"거의 비슷하다. 그런 팀을 찾기가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

―지속적인 경기 출장여부도 약속 받았나?
"그런 것은 약속 안 한다."

―경기를 뛰지 않고 벤치에 앉아만 있어도 돈은 나올텐데.
"가끔 박지성이 경기를 못 뛰어 속상해하면 내가 회사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아버지는 회사에서 쉬어도 월급을 준다면 안나가겠다고."

―회사도 대기발령내면 가슴 아플텐데.
"비슷하다. 벤치에 대기한다는 것은."

―은퇴 후에 K리그에서 뛰는 것은 어떤가?
"국민뿐만 아니라 모두가 다 원하겠지만 본인은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화려하게 마치고 싶어한다."

―박찬호는 연봉도 받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사람마다 본인의 생각이 있겠지만 지성이는 유럽에서 선수생활을 마치고 싶어 한다."

―히딩크 감독이 있는 팀에서는 입단 제의가 오지 않았나?
"우리가 제의를 했다. 그쪽에서도 지성이에 대한 문의가 계속 왔지만 절차를 진행하는 중에 퀸스파크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이적이 시원섭섭하겠다
"나는 아주 좋은 곳으로 옮겼다고 생각한다. 지성이에게 도전과제가 주어졌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박지성과 매일 통화하나?
"그렇다."

―맨유에서의 7년은 어땠나?
"처음 입단했을 때 구단에서 집을 하나 사라고 권유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하니까 세들어 살면 어떻게 감당하기 쉽지 않으니까. 그런데 우리는 집을 안 샀다. 맨유와 같은 유명한 팀에 1년이면 많이 머무르는 것이라 생각했다. 유명 선수들도 1~2년 만에 몇 경기 뛰지 못하고 방출되거나 이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맨유에 가면 우수한 시스템이나 한 번 보자 했었다. 그런데 7년이 흐르면서 상황은 우리 생각과는 완전히 반대로 흘러갔다. 205경기를 뛰었다는 것은 정말 잘한 것이다."

―어렸을 때 개구리를 먹였다고 하는데?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그 당시에 개구리는 신장과 몸무게를 불리는 보양식으로 통했다."

―효과가 있었나?
"본인은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있는 것 같다."

[채널A 영상] ‘돌아온 7번’ 박지성, QPR에서도 ‘에이스’

―퀸스파크 레인저스와 2년 계약을 한 것인가?
"그렇다. 2년 뒤에도 잘하면 팀에서 계약 연장을 하자고 할 것이다. 은퇴는 앞으로 3년을 내다보고 있다. 본인은 35살까지만 축구를 한다고 했다."

―히딩크와 박지성은 사이가 어떤가?
"아주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 평범한 사이다. 연말이 되면 새해 문자 한 번 보내는 정도. 박지성은 평범하게 생각하는데 히딩크는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운동선수는 항상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실력으로 평가받아야한다. 유명하다고 스캔들까지 감수해가면서 운동을 할 수는 없다. 전혀 아닌 것은 매체나 언론에서 걸러서 보도 해야 할 것이다. 뒷바라지를 해주는 사람이라면 연예인도 괜찮다. 억지로 스캔들을 만들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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