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오버’맨… US오픈 언더파 한명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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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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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프슨 1오버파 역전 우승
올해도 역시 ‘챔피언의 무덤’

18일 끝난 제112회 US오픈이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올림픽클럽 레이크 코스(파70)는 ‘챔피언의 무덤’으로 불린다. 지난 4차례 이 대회를 열었을 때 메이저 우승 경력이 있는 거물들이 줄줄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는 참사에 휘말렸다. 1955년 벤 호건을 시작으로 1966년 아널드 파머, 1987년 톰 왓슨에 이어 1998년 페인 스튜어트가 희생양이 됐다.

이 코스에서 치러진 5번째 대회에서도 이런 ‘과거’는 되풀이됐다. US오픈 우승 경험이 있는 짐 퓨릭(미국)과 그레임 맥다월(북아일랜드)이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지만 트로피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화창했던 지난 사흘간 날씨와 달리 안개가 몰려든 코스에서 최후의 승자는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었던 웨브 심프슨(27·미국)이었다. 심프슨은 선두에게 4타 뒤진 채 4라운드에 들어가 2타를 줄여 합계 1오버파로 역전 우승했다. 뒤로 세 조가 더 있어 경기를 마친 후 라커룸에서 초조하게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심프슨은 우승이 확정되자 8월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둔 아내와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우승상금은 144만 달러(약 17억 원).

2라운드를 공동 29위로 마쳤던 심프슨은 이틀 연속 2타씩을 줄이는 뒷심을 보였다. 억센 러프를 피해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과 함께 벨리 퍼터를 사용해 라운드당 평균 28.5개까지 떨어뜨린 정교한 퍼트 감각이 승인이었다.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심프슨은 지난해 5월 취리히 클래식에서 바람 때문에 공이 움직이면서 벌타를 받아 우승을 놓친 비운을 겪었지만 그 후 2승을 추가하며 상금 랭킹 2위를 차지했다.

2년 만의 대회 타이틀을 노린 맥다월은 18번홀에서 7.5m 버디 퍼트에 실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1993년 우승자인 퓨릭은 16번홀에서 티샷이 심한 훅이 났고 18번홀에서는 벙커샷 실수로 징검다리 보기를 해 공동 4위(3오버파)로 마감했다.

“선두와 5타 차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던 타이거 우즈는 이날 6번홀까지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로 무너져 공동 21위(7오버파)에 그쳤다. 혹독한 코스 세팅으로 오버파 우승자가 나오면서 올해 US오픈의 승자는 대회를 주관한 미국골프협회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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