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삼총사, 美그린 점령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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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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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양용은-김경태
US오픈 1, 2R 같은 조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어요.”

최경주(42)는 감개무량한 모습이었다.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올림픽클럽(파70)에서 개막하는 112년 역사의 메이저골프대회 US오픈 1, 2라운드 조 편성에 대해 물었을 때였다. 최경주는 양용은(40) 김경태(26)와 같은 조로 묶였다. 최경주는 “미국에서 같은 한국 후배들하고 공식 대회에서 동반자가 되긴 처음이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에서 골프뿐 아니라 경제 문화 등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경주, 양용은, 김경태는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골퍼 삼총사. 최경주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한 개척자로 통산 8승을 거뒀다. 양용은은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첫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했다. 김경태는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2개를 휩쓴 뒤 프로에 전향해 한국과 일본 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양용은도 “절친한 선후배와 우정 어린 대결이 될 것 같다. 세 명 중 꼴찌는 절대로 하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웃었다.

한국과 일본 무대를 거쳐 PGA투어에 진출한 최경주, 양용은과 같은 경로를 걷고 있는 김경태는 “평소 잘 챙겨주시긴 해도 워낙 대선배들이라 부담스럽다. 올 시즌 성적이 신통치 않은데 이번 대회를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미국 댈러스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살고 있는 최경주와 양용은은 한때 자존심 대결 속에 서먹해지기도 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후배 배상문, 이동환, 박재범과 연습 라운드를 한 최경주는 “나무가 많고 업다운이 있는 코스가 어쩐지 편하게 느껴진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16번홀(파5)의 전장은 대회 사상 가장 긴 670야드에 이른다. 최경주는 “드라이버와 3번 우드를 치면 110야드 정도가 남는다. 물론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졌을 때 얘기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리안 브러더스 삼총사는 같은 매니지먼트 회사인 IMG의 관리를 받고 있는 한 가족이며 바닷가 출신이다. 최경주는 완도, 양용은은 제주가 고향이며 김경태는 속초에서 태어났다. 함께 맞게 될 샌프란시스코의 바닷바람이 이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울지도 모를 일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경주#양용은#김경태#US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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